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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스페인 코르도바 메스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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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8 (수)  여행 14일째

이른 아침 밖을 보니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스페인 여행 14일 만에 코르도바에서 비를 만났다.   스페인 남쪽에 위치한

코르도바는 지중해성 기후로 한낮의 뙤약볕은 너무 강렬해서 차라리 많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흐린 날이 다니기에 좋다. 

2023.10.18 코르도바 일기예보

구시가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세계최대 규모의 메스키타(모스크)를 보러 우산을 챙겨 거리로 나선다.  08:30 ~ 09:30까지는 무료로 입장을 하며 이후부터는 입장료 13유로를 받는다.   코르도바는 711년부터 5세기에 걸쳐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고, 번성기에는 많은 이슬람 사원과 궁전이 있었지만 그리스도인들의 국토회복운동으로 거의 사라졌다.  

메스키타 광장 주변의 좁은 골목길은 흰색 벽에 아기자기한 꽃 화분들을 배치한 꽃길로 유명한 코르도바의 인기 있는 명소이나, 지금은 가을로 접어들어서 꽃들은 시들거나 철거된 상태였다.  꽃길을 제대로 보려면 여름에 와야 한다.  안달루시아 지방의 집들은 무더운 여름을 쾌적하게 보내기 위해 꽃과 아름다운 타일로 장식한 파티오(안뜰)를 만들기 때문이다.

가랑비가 오락가락한다.  메스키타에 도착하니 부지런한 여행자들이 보인다. 

메스키타를 살펴보니 몸통은 이슬람 모스크인데 내부는 교회식으로 변해 있었다.  벽면은 성화 등으로 마감하였고 모스크 정 중앙에는 새로 교회를 지어 놓았다.  메스키타 규모는 크지만 화려한 장식은 없고 회백색으로 마감된 단순한 형태였다. 이슬람과 기독교가 한 건물 안에 공존하는 형태가 되었다.

 

코르도바의 메스키타와 비슷한 운명의 건축물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있는 아야소피아성당인 것 같다.  아야소피아성당은 6세기에 건립된 이후 천 년 동안은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였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교회라고 한다.   1453년 오스만 제국이 당시의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을 점령하였고, 아야소피아성당에 4개의 미나레(첨탑)를 세우고 이슬람식으로 개조하였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이슬람과 기독교 세력이 겹치는 지역의 운명이라고 해야겠다.

아래 좌측은 개조 전 상태이며, 우측은 개조된 모습이다

이슬람식 모습
개조한 모습

벽면 및 기둥에도 성화 또는 성물 등으로 마감하였으나, 한쪽 구석에 유일하게 이슬람식 문양이 남아있다.

 

메스키타 중앙에는 새로 지은 교회가 자리 잡고 있다.

천정 부분도 단순한 본래 모습과 새로 치장한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코르도바에도 곳곳에 분수 및 동상, 공원이 많았다.

스페인에서 플라자(광장)라는 것은 넓은 곳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골목길 3~4개가 만나는 지점에  쉼터 개념의 공간을

플라자라고 한다.   좁은 길을 걷다 보니 작은 교회가 있는 플라자에 동상이 보인다.   코르도바 출신의 저명한 조각가 작품

이라고 되어있다.

내일은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방문도시가 될 세비야로 간다.  일기예보상 내일은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세비야행 버스를 탈 때까지만이라도 비가 오지 말아야 할 텐데... 

마드리드에서 지갑을 통째로 소매치기당하고 나니, 이제 남은 것은 체크카드 하나뿐이다.   이 마저 잃어버리면 정말 낭패이다.   길을 걷다가도 자꾸 카드가 있는지 확인을 한다.   이만저만한 스트레스가 아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은 소매치기 소굴인 프랑스 파리를 거쳐 이탈리아 로마까지 가야 하니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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