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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스페인 세비야에서 오페라의 흔적을 따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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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금)

일기예보를 보니 다행히 비는 오지 않겠다.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아침에는 조금 쌀쌀하다.  처음으로 청자켓을 입고

숙소를 나선다.  어제 강풍과 거센 비로 인한 짓궂은 날씨로 인해 부러진 나뭇가지와 낙엽이 도로상에 많이 보인다.

콜롬비아 파빌리온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이라는 마리아 루이사 공원으로 가보니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젊은 스페인 청년에게

문을 왜 열지 않느냐고 물으니, "오늘은 언제 문을 열지 모른다. 어쩌면 안 열지도 모른다"라고 한다.  왜냐면 어제 나쁜 날씨

때문에 공원 내 청소 등 손볼게 많기 때문이란다.  선뜩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같으면 개방을 하고 청소도 병행할

것 같은데....

일단은 넓은 공원 울타리를 따라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한다.  돌다 보니 멕시코 파빌리온 건물 내 큰 나무가 부러져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스페인은 어디를 가든지 곳곳에 분수와 동상이 많다.

펜스너머 아메리카 광장이 보인다.

자르딘..공연장 같다.

스페인 광장으로 들어가는 주출입구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지만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그곳에는 관광용 마차 10여 대

가 있었다.  공원에 들어가지 못하니  대신 마차를 많이 탄다.  덕분에 오늘 마부들의 수입은 좋을 것 같다. 말들은 한결같이 윤기가 번지르하니 좋아 보인다.

11시가 넘어도 문을 열지 않는다.  아쉽지만 마리아 루이사 공원은 포기하고 인근의 세비야 대학으로 간다.  지금은 세비야

대학이지만 원래는 바로크 양식으로 지은 왕립 담배공장이었다.  당시 담배공장에서 일한 여공만 1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큰 건물이다.

세비야 대학
세비야 대학

대학에는 미로의 비너스 석고상을 비롯하여 많은 석고상들이 전시되어 있다.

왕립 담배공장은 소설 및 오페라 카르멘’에서 집시여인 카르멘이 여공으로 일한 곳이다.  세비야의 군부대 부사관인

돈 호세가 담배공장에서 경비근무를 하던 날, 이곳 담배공장에서 여공 간의 칼부림 사건이 일어나자 카르멘을 체포해

호송을 하던 중에 돈 호세는 카르멘의 유혹에 넘어가 그녀를 풀어주게 된다.

이 일로 돈 호세는 진급 직전에 강등을 당하고 영창신세까지 지게 된다.  그 이후에도 돈 호세는 카르멘에게 푹 빠져

나쁜 행동을 일삼게 되고 이로 인해 점차 인생을 망치게 되자 결국 카르멘을 죽이고 자신도 파멸하게 되는 비극적

사랑이 시작되는 무대가 이곳 담배공장이었다.

담배 제조기

세비야 대학을 한 바퀴 둘러보니 옛 초소가 하나 있다.  돈 호세가 여기서 근무를 섰을까? 

돈 호세와 카르멘의 운명적 만남의 장소였던 담배공장에서 20여분 걸으면 세비야 대성당 및 알카사르가 있는 골목에 Corral del Agua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이곳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제2막이 시작되는 장소로써 풀려난 카르멘이 술집

에서 집시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며 즐긴 장소이다.

Corral del Agua

카르멘이 풀려나 즐긴 이곳 술집에서 3분 거리에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에서 희대의 난봉꾼인 돈 후안이

귀부인을 유혹하고, 친구의 부인에게 수작을 걸다 친구와 싸우는 장면의 무대가 된 곳이 있다.  호텔 겸 레스토랑인 '호스텔

델 로렐'이다.  세비야 알카사르 성벽 골목에는 알고 가면 재미있는 장소가 있었다.

호스텔 델 로렐

두 곳을 보고 나니 팜므파탈의 카르멘과 희대의 바람둥이 돈 후안이 만났으면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가 탄생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며 마지막 방문지인 세비야 박물관으로 향한다.

입장료는 1.5유로로 저렴하나 전시실에는 몇 점의 작품을 제외하곤 성화 및 조각상들로 채워져 있다. 매표소 입구부터 

중정 통로까지는 스페인 장인의 손으로만 만든다는 아줄레주 세라믹 타일을 볼 수 있다. 

아줄레주 세락믹타일
디에고 로페즈 作
Rafael SENET 作

16 일 간의 스페인 여행  마치고 내일은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넘어간다.  버스로 6시간 30분 가야 한다. 

리스본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부터 나흘간 계속 비가 오는 것으로 되어있다. 우째 이런 일이.......

오늘도 주머니 물건 하나를 잃어버리고 마트에서 물건을 사서 포장하면서 하나를 빠뜨리고 가져왔다.  둘 다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갈수록 왜 이러는지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다.  이제 혼자 해외여행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할까?  70세까지

몇 년 더 다녀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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