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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나 홀로 튀르키예 여행 (카파도키아 레드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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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28 (수) 여행 12일째

아침에 숙소를 나서며 어제저녁 샤워기 온수 때문에 고생한 상황을 이야기하고

조치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머리에 샴푸까지 했는데 아무리 해도 뜨거운 물만

나오고 찬물이 나오지 않아 화상 입을뻔 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레드투어와 일몰까지 보는 로즈투어까지 하면 밤에 돌아오므로 먼저

정류장으로 가서 내일 콘야행 버스표부터 예약을 했다.

괴레메에 와서는 맛있는 시밋 빵과 구운 옥수수 파는 곳을 찾지 못해 아쉽다.

작은 마을이 온통 레스토랑과 커피점으로만 꽉 차 있다. 

이스탄불에서는 1 유로에 18.2~18.5 터키리라로 환전했는데 여기서는 17.5로

해준다. 당장 필요한 20유로만 환전하였다.

 

카파도키아에서 그린투어와 레드투어를 다 하지 못한다면 레드투어가 적격이다.

카파도키아의 상징인 기기묘묘한 기암괴석들을 모두 돌아보기 때문이다.

괴레메 정류장에서 자동차로 5분 ~ 10여분씩만 가면 볼 수 있기에 자유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 괴레메이다.

 

오늘 투어 참여한 인원은 나를 포함해서 8명으로 단출하다. 가이드는 결혼한 지

13년 되었다는 '스테판 잼'이란 젊은 사람인데 발음도 좋고 설명도 간결해서

좋았다. 괴레메 주민의 60% 이상이 관광업에 종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제는 오누이가 가이드를 하고 있었고, 오늘은 드라이버는 스테판의 아버지가

하고 있으니 부자지간이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다.

 

첫 방문지는 5분 거리에 있는 우치히사르 성채였다. 기원전 2000년 전에 최초

히타이트족이 살았다고 한다.

우치히사르 성채

10분 걸려 다음으로 간 곳은 파샤바 또는 몽크벨리(Monk Valley)라는 곳이다.

파샤는 장군을 뜻하며 파샤바는 장군이 포도밭을 가꾸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나 몽크벨리가 더 적합한 말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Saint Simon 이란

수도사가 최초로 수도생활을 시작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버섯 모양의 돌들을 보고 스머프 집 같다고 해서

한국 사람들만 스머프 마을이라 부른다고 설명한다.

 

아래 사진은 최초 시몬이라는 수도사가 수도생활을 한 곳으로 원래는

2층으로 된 동굴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도로 공사를 하면서 1층 부분이

묻혀 지금 남아 있는 것은 2층 부분만 보이는 것이다. 

자세히 보니 1층 부분의 창문이 지면에 약간 노출되어 있어 원래 2층

동굴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수도사 시몬이 수도하던 곳

다음은 괴레메 야외박물관으로 가야 하지만 최근에 입장료가 50리라에서

150리라로 급격히 올라서 ZELVE 야외박물관으로 간다고 한다.

두 곳 모두 카파도키아에 있는 많은 수도원 중 하나인데 차이점은 ZELVE 

수도원에서는 교회 천장의 프레스코화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어딜 가든 입장료를 내고 들어서도 화장실 이용료를 별도로 받는 것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1940년대까지는 현지 주민이 살았는데 동굴 자체가 화산재로 만들어진

약한 암석이므로 계속 무너져 내린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사람은 살지

않고 있으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주민들이 식수 및 농업용 용수는 어떻게 확보했는지 물어보니,

겨울에 눈에 많이 오기 때문에 지하수가 풍부해서 문제가 없다고 한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가는 도중 Imagination Valley를 거쳐 간다.

말 그대로 바위 모양을 보고 상상해서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낙타바위, 오리바위 또는 나폴레옹이 쓰던 모자를 닮았다는 나폴레옹

모자바위, 입맞춤하는 연인바위, 신부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의

웨딩바위 등...

낙타바위
전면의 오리바위와 왼편의 연인바위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가운데 위치한 웨딩바위

식당으로 가는 도중 가이드가 전화를 받고서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와이프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92세로 장수는 하셨지만

그래도 슬프다고 한다. 튀르키예 장례문화에 대해 물으니, 여기서는

빨리 매장할수록 좋다고 한다. 그래야 빨리 신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사망 당일 매장을 하기 때문에 임종 순간이나 매장을 못 본 친지를

위해 보통 일주일의 조문 기간을 갖는다고 한다.

죽으면 천사가 와서 데려가며 하느님을 믿었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등을

물어 처벌도 한다고 했다. 단테의 신곡이 떠올랐다.

 

점심은 뷔페식 식당으로 단체 관광객 위주로 운영하는 곳 같았다. 관광차들이

빼곡히 와 있다. 식당은 깨끗하고 주 음식, 야채 및 샐러드, 과일, 디저트류로

다양하게 채워져 있어 만족스러웠다.

해외여행 때는 육류만 보이면 무조건 육류 먼저 먹어야 된다는 와이프 말이

생각나서 굵은 닭다리를 4개씩이나 챙기는 등 3 접시를 게눈 감추듯이

먹어 치웠다.

식사 후 식당 옆에 있는 도자기 박물관으로 가서 터키 도자기 제작 시현 모습과

화려한 도자기들을 감상하였다. 마음 같아서는 집에 터키 도자기로 가득 채우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것들이 많았다. 

도자기 장인이 물레를 돌려 항아리를 순식간에 만들어 보인다. 도자기 재료는

인근 아바노스 강바닥의 붉은 흙을 가져다 도자기나 붉은 기와를 만든다고 한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둥근 고리형태의 도자기는 포도주나 올리브유를

담는 히타이트 와인병이라고 한다. 어깨에 메고 따른다고 한다.

매직쇼를 보여 주겠다며 방으로 데려가 불을 끈다. 깜깜한 방 벽에 있는

도자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휴대폰 플래시를 켜서 그릇에 갖다 대니

그 부분이 더 밝아지기 시작한다. 도자기 만드는 재료에 형광물질과

기억 형상 물질을 같이 넣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어둠속에서 빛나는 매직 도자기

레드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LOVE VALLEY를 앞두고 가이드는 차에서 내린다.

상갓집에 가야 하므로 양해를 구한다는 말과 함께.. 도착해 보니 가이드의 설명이

필요 없는 곳이다. 직접 보면 왜 LOVE VALLEY라고 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모양의 기둥이 많아서 LOVE VALLEY

괴레메의 마지막 밤 구경을 나갔다가 드디어 구운 옥수수 파는 곳을 발견했다.

반가워 2개를 사고 가격을 물으니 이스탄불이나 앙카라보다 3배 비싸다.

맞은편 과일 파는 곳이 있어 무화과 6개가 들어 있는 것을 물으니 이것도

3배가 비싸다.

괴레메의 밤

내일은 숙소에서 주는 질 좋은 아침도 못 먹고 버스를 타야 한다.

오늘 여행기록 쓴 것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글 자체가 모두 날아가 버렸다.

환장할 지경이다. 3시간 이상 작성한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 

밖으로 나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글을 줄여서 작성했다. 인터넷 상태가

안 좋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오늘도 일찍 잠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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