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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포르투갈 포르토는 연일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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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5 (수)   여행 21일째

어제 포르토에 도착할 때부터 연일 비가 내린다.  여행객에게는 참으로 곤혹스럽다.

다행히 아침 일찍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서둘러 산책을 겸해서 수정궁 정원으로 향한다.

깔끔한 정원에는 공작새와 닭들이 돌아다닌다.  꼬리를 활짝 펼치는 공작새의 모습은 아쉽게도 볼 수가 없었다. 

정원 분수대는 비늘로 덮힌  다리가 두 개인 인어 아가씨 네 명이 비너스 모습을 한 여인과 어린이를 받쳐 들고 있다. 

똑 같은 모습의 분수 두 개가 마주 보고 있었다.

공원 내에 SUPER RACK ARENA라는 건물이 있다.  이른 아침이라 개장은 하지 않았으나 식당 및 쇼핑을 할 수 있는 것

같아 보였다.

SUPER RACK ARENA 건물 옆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도루 강을 조망할 수 있다.  장미 정원도 있으나 지금은 시기적으로

장미는 없었다.

도루 강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도를 보니 도루 강은 스페인 우르비온 산맥에서 발원하여 포르투갈의 포르토를 거쳐

북대서양으로 흘러 들어가는 긴 강이다.  도루 강을 이용하여 생산한 포도주를 운반하였다고 한다.

구글맵 따라 도루 강으로 내려 가려했으나 전망대 같아 보이는 곳에서 길이 막혀 내려갈 수 없었다.

이른 아침 한적한 공원에서 책을 보고 있는 여성 분이 있다.  여행자 같아 보였지만 무척 평온한 느낌을 준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에 늘씬한 미모의 여인상이 눈길을 끈다.  왜 한적한 이곳에 설치하였을까?

지긋이 눈을 감은 여인에게서 간절함과 아픔이 느껴진다.  실연의 아픔이 아니였으면.... 

변덕스러운 큐피터가 심술 화살을 쏘았을까?   

길이 막혀 도루 강을 내려가기 위해 먼 길을 돌아간다. 한적한 주택가 길이지만 이국적인 모습에 눈길이 자꾸 간다.

내리막 길을 가다 보니 엔히크 왕자의 동상과 볼사 궁전이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대항해 시대의 주역으로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스코 다 가마, 콜럼버스나 마젤란과 같은 탐험가의 역할도 중요하였지만, 포르투갈의 엔히크 왕자와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의 통찰력이 뒷받침 되었기에 가능했다.  

볼사 궁전은 최근까지 증권거래소로 사용하다 지금은 상공회의소 및 콘서트홀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볼사 궁전을 보기 위해 모여 있었다. 가이드 투어로만 입장 가능하다고 한다. 

엔히크 왕자 동상 뒤로 보이는 볼사 궁전

동상 윗부분에는 엔히크 왕자와 지구본이 있고 아래에는 배모양의 마차를 모는 여인상이 있다.  밑의 여인상은 누굴까?

도루 강에 도착하니 육각형 주사위 모양을 떠 받히는 분수가 있고 도루 강 크루즈선을 탈 수 있는 곳이다. 

가까이 동 루이스 1세 다리도 보인다.

동 루이스 1세 다리는 에펠의 제자인 테오필 세이리그가 설계하여 1886년 세워진 172m 아치형 다리이다.

도루 강에 있는 6개의 다리 중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이들 중 철도전용 마리아 피아 다리는 1877년 에펠이 설계한 것이다.

어제 하룻밤 지낸 호스텔에서 나와 당초 예약해둔 호텔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숙소로 되돌아 가야한다. 

어제 돌아본 포르투 대성당 사진을 오늘 올린다.  이곳 대성당에서 항해 왕 엔히크 왕자가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스페인도 그랬지만 포르투갈도 적선을 구하는 사람들이 흔히 보인다.  오늘 같이 비 오는 날에는 힘들어 보이지만 지나가는 행인 모두 관심을 주지 않는다. 요즘 보기 힘든 빨간 공중전화 부스도 있다.

호스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당초 예약한 호텔로 가려니 장대 같은 비가 내린다.   기다려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호스텔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시청광장의 호텔로 구글맵을 보며 갔으나 호텔이 보이지 않는다.   구글맵에서는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만족도 조사 메시지까지 뜬다.   몇 번을 비속에서 헤매다가 인포메이션 센터가 보여 도움을 청하니 직원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검색을 해보더니 여기서 800미터 떨어진 곳이라고 하며 관광지도에 표시하여 준다.

그 직원도 구글맵을 켜고 확인했는데 내 휴대폰 구글맵과 판이하게 위치가 틀리다.  내 휴대폰의 구글맵상 호텔 위치가

여기로 나온다며 보여주니 내 것이 잘못된 것이라 한다.  이런 경우도 있구나 싶다.  빗속에서 겨우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

을 하려니 오후 2시부터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가방만 맡겨두고 쏟아지는 비속을 뚫고 식당을 찿아 나선다.  사진상으로 뽂음밥처럼 보이는 메뉴가 있어 주문을 하니 잘게 부순 참치였다.  다행히 맛은 있어 접시를 깨끗하게 비웠다. 

식당에서 한 시간을 보냈지만 비는 그치지 않는다.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호텔로 돌아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나니 살 것 같다.  오는 길에 포르토 특산품인 포트 와인 한 병을 샀다.  맛을 보니 포도주의 탄닌 맛은 거의 없고 달콤하며

부드럽지만 포도주보다는 도수가 높았다. 

 

포트와인은 포르투갈 북부 도루 강 상류지역에서 재배한 적포도와 청포도로 만든다포트 와인(Port Wine)이란 명칭은

이 지역 수출을 담당한 항구 이름이 ‘오포르토’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1670년대부터 영국으로 수출하였고 1800년대

들어와서 오랜 수송기간 동안 와인의 변질을 막고자 브랜디를 첨가하여 알코올 도수를 올려 주정을 강화시킨 포트 와인이

탄생하게 되었다.   최근 다른 나라에서 포트라는 이름을 함부로 쓰지 못하도록 포르투갈산 포트 와인의 명칭을 포르토

(Porto)로 바꾸었다고 한다대부분 레드 와인이며 알코올 함량은 18~20%로 높다.

주정강화 와인은 두 종류가 있다.  셰리 와인(Sherry Wine)은 발효 후 브랜디를 첨가하여 드라이한 맛으로 식전 와인으로

주로 마시고, 와인 발효 도중에 브랜디를 첨가한 포트 와인은 단맛이 있어 식후에 주로 마신다.

 

줄기차게 비가 내린다. 여행기록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시간이다.  포트 와인도 반 병이나 마셨다. 가져온 마지막

라면을 끓여 햇반을 넣고 포트와인과 함께 먹으니 왕후장상이 부럽지 않다.  역시 라면은 야외에서 먹어야 맛있고 해외에서

먹으면 정말 꿀맛이다.  설령 잘못 끓여 불어 터질지라도.... 이래서 장기간 해외여행 때는 휴대용 전기 라면 포트를 가져고다닌다.  여행 온 지 처음으로 저녁 9시 이전에 여행기록을 마무리하고 편히 쉰다.  달콤한 와인 한 병을 다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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