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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바르셀로나 근교 도시 몬세라트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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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 8 (일)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몬세라트를 가기 위해 일찍 숙소를 나선다.  그곳에 유명한 수도원이 

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는 많은 사람들이 몬세라트로 간다.  그러나 내가 몬세라트를 가는 이유는 수도원이

아니고 몬세라트 산을 보기 위해서이다.

 

가우디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독특한 디자인으로 건축을 한 천재였다.  그러나 그의 작품 중  '카사밀라'의 경우

가우디를 무척 힘들게 했다고 한다.  부동산업자 밀라의 의뢰를 받은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근교에 있는 몬세라트 산의 

거대한 바위형상에서 영감을 받아 주택을 지어 주었다.  하지만 밀라는 건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가우디를 소송에

걸었고, 이에 가우디는 건축주 밀라와 7년간 소송에 시달려야 했다이로 인해 가우디는 앞으로 절대 개인주택은 짓지

않겠다”라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카사밀라는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시대를 너무 앞선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당시 사람들에게서 인정받지 못했던 것 같다.  '카사 밀라(밀라의 집)'를 보았으니

가우디가 영감을 얻었다는 몬세라트 산을 봐야겠다.

 

몬세라트로 가는 기차는 1시간 간격으로 있다.  관광객이 몰리지 않는 시간에 일찍 돌아보기 위해 메트로 L1선을

타고  Carrilet 역에서 7시 47분에 출발하는 교외선인 FGC R5 기차를 탔다.   개찰구에 있는 티켓 자동판매기에서

몬세라트행 기차와 수도원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와 산악열차 중 하나를 선택하는 통합권 표를 사면된다. 통합권의

가격은 편도 13.85유로이다.

몬세라트 통합권(기차+산악열차)

Carrilet 역에서는 여러 노선의 차가 다니므로  R5 기차임을 확인하고 타야 한다.  메트로나 교외선 모두 타고 내릴 때

출입문 버튼을 눌러야 문이 열린다.  그냥 있으면 안 된다.  

R5 교외선이 정시에 들어오고 있다.

기차내부는 입석 승객을 위한 손잡이가 천정에 없고 대신 바닥에 봉이 설치되어 있다. 이용해 보니 이게 편하다.

몬세라트 통합권 구매 시 케이블카를 선택했으면 Aeri de M. 역에서 내려야 하고, 산악열차를 선택했다면 다음역인 Monistrol de M. 역에서 내려야 한다.  열차 도착시간에 맞춰 산악열차도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산악열차도 출입문

버튼을 눌러야 열린다. 

산악열차

급경사 길을 오르는 산악열차는 레일 가운데 톱니가 설치되어 있다.  그럼에도 소음이나 진동이 없이 매우 부드럽게

운행하였다. 

레일 가운데 톱니가 있다.

몬세라트 수도원역에 도착하자 곧바로 인포메이션 센타로 가서 트레킹용 지도를 얻어 트레킹을 시작한다.

올라올 때 짙은 안개 및 구름으로 주변풍경을 볼 수 없었다.  수도원 역에 내려 아래를 내려다보니 산아래로 구름이

가득하다.  일찍 오니 한산하고 멋진 운무까지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수도원 역
도로를 중심으로 좌측은 산악열차역, 우측은 수도원

트레킹은 수도원 진입 좌측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서 정상 부근에 있는 푸니쿨라역사를 거쳐 수도원으로

내려왔다.  이 코스가 가장 무난하다.  반대로 수도원 쪽 푸니쿨라 옆으로 올라가면 처음부터 급경사 계단이 많아 매우

힘들다.

오늘도 햇살이 너무 강열하다.   이곳 기온은 18℃ 임에도 땀도 많이 난다.   선글라스와 모자 없이는 다니기 힘들다.

햇살을 피해 그늘 밑으로만 들어가면 시원하지만 트레킹 코스 대부분은 그늘이 없다.

산악열차 역사에 있는 몬세라트 항공사진을 보면 튀르키예 카파도키아에서 본 기암괴석과도 조금은 닮은꼴이다.

이곳 바위는 화강암과 같은 경암이 아닌 상대적으로 쉽게 풍화되는 암석이었다.

수도원 뒤로 늘어선 거대한 바위들
푸니쿨라 역사
트레킹 종료. 수도원 진입부
하산하는 열차에서
일찍 왔다 먼저 내려가니 열차가 비었다.

자판기 작은 생수 한 병에 2.2유로(3,200원)한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1.5유로/리터(2,200원) 하니

물값이 기름값 보다 훨씬 비싸다.  그래서인지 음수대만 있으면 모두들 병에 물을 채우나 보다.

자판기 생수 한 병에 2.2유로

숙소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나도 모르게 꼬박 깊은 잠에 들었다.  눈을 떠보니 다행히 내려야 할 역 직전이다.

행여 여권, 지갑 등이 들어있는 가방을 누가 훔쳐갔다면....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이런 것이 가장 걱정된다.  아무리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해도 생리적 현상을 이기기 어렵다.

내일은 사라고사로 이동한다. 숙소에 풀어놓은 짐들을 보니 어이가 없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점이라 옷이 많다. 작년 이맘때 불가리아에서 추위로 고생한 경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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