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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카달루냐 미술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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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 7 (토)

육개장으로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메트로 L1선을 타고 카달루냐 광장으로 갔다.  L1 선은 노후화되어 객차 내부의

행선지 전광판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구글맵을 보면서 내려야 할 역을 확인한다.

 

정열의 나라 스페인답게 젊은 여성들의 과감한 패션이 아침부터 보인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젊은 여성이 가슴골이

보이는 옷을 입고 편의점에서 계산할 때, 직원이 잠시 가슴을 봤다고 성희롱으로 고소당했다는 어이없는 뉴스 기사가

생각났다.

 

카달루냐 광장 벤치에는 여행객인지 노숙자인지는 모르겠지만 남루한 형색의 사람들이 곳곳에 앉아있다.

식수대로 와서 양치질도 한다.

카달루냐 광장

광장바닥에 여행용 가방을 곁에 풀어두고 음악을 들으면서 누워있는 사람을 보니 세상에서 제일 속 편한 사람 같다.

누군가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속 편한 사람이 거지라고... 집이 없으니 불나도 걱정없고, 돈이 없으니 도둑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아래 사진에서 조각상 뒷편 건물 사이 길이 유명한 람블라스 거리이다.

카달루냐 광장

아랍어로돌들의 강이라는 람블라스 거리18세기 모습을 간직한 유럽에서 가장 사랑받는 거리라고 한다. 

족히 1 Km가 되는 거리에는 구간별 별칭이 있다.  처음 시작되는 거리는 '카날레테스 람블라'라고 하며

오래된 음수대가 있다.  이 물을 마시면 바르셀로나에 다시 온다고 한다. 어제 이곳을 지나면서 목이 말라 물을 

조금 마셨다.  언젠가 다시 올 수 있을까?

음수대

다음 구간은 '꽃들의 람블라'이다.  꽃시장이 열리는 곳으로 조그만 꽃가게 10여개가 있다.  주변 건물 발코니에도

조화로 장식한 곳이 보인다.  스페인 최대의 재래시장이라는 보케리아 시장도 이곳에 있다.

꽃들의 람블라

보케리아 시장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치즈롤케이크와 수박을 사서 칼로리 보충을 한다.  재래시장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깔끔한 현대식이다.  일찍 시장이 열리니 간단한 아침식사는 여기서 해결해도 좋을 것 같다.

보케리아 시장

다음 구간은 '고깔모자의 람블라'이다.  고깔모자가 연상되지는 않지만 람블라스 거리의 랜드마크인 

미로의 모자이크 바닥으로 유명하다평탄한 바닥이지만 착시현상 때문에 물결이 요동치는 느낌을 받는다.

이른 시간이라 보이지는 않지만 고깔모자 쓴 길거리 예술가들이 활동하던 곳이 아니였을까?  

 

오른편에 오페라전용관인 리세우 극장이 있고 근처에 세계문화유산인 구엘저택도 있다.

리세우 극장

구엘저택은 가우디가 자신의 최대 후원자인 구엘을 위해 지은 저택이다.  구엘저택을 찾기 위해 구글맵을 따라 주변을

한참 헤매었다.  차라리 지도가 있다면 훨씬 나을 것 같다.  포병장교 출신이니 지도는 익숙하지만 버벅거리며 이상하게 

안내하는 구글맵이 경우에 따라 많이 불편하다.  덕분에 오늘도 걸음수가 많아질 것이 분명하다.

이른 시간이라 오픈은 하지 않았지만 10여 명이 입장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구엘저택

다음 구간은 화가들이 그림을 파는 노천 갤러리가 열리고 초상화도 그려준다는 '산타모니카 람블라' 이다.

두 사람이 영업준비를 하고 있다.  마지막은 '바다의 람블라'로  항구와 콜럼버스  탑이 있다.

'콜럼버스의 탑'은 1888년 바르셀로나 만국박람회 때 미국과의 교역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높이가

 60m이다.  탑 정상에는 지중해를 향해 손짓하는 콜럼버스 동상이 있다주변은 공사 중이라 어수선했다.

람블라스 거리를 다 보았으니, 근처에 있다는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을 찾아간다.  숙소를 나선 지 2시간여 만에

벌써 허리통증이 걸음을 무겁게 한다.

보테로는 과장된 뚱뚱한 모습의 인체 그림 및 조각으로 유명해서 '뚱보 화가'로도 불리는 남미 콜롬비아 화가이자

조각가이다.  보테로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도 제작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개봉되었다고 한다. 

금년 9월 15일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보테로의 고양이 상(Gat de Botero)

스페인도 애완용 개들을 많이 데리고 다닌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말티즈나 푸들은 아니다.  주로 털이 짧은 개들이다.

개들을 산책시키면서 뒤처리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때문에 재수 없으면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다음 행선지인 몬주익 언덕으로 가기 위해 메트로 L3를 탔다.  허리통증만 없다면 걸어갈 계획이었다.

오늘은 내 눈에 이상하게 보이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객차 안에서 얼굴만 제외하고 목, 가슴, 팔, 다리, 등까지

온몸에 문신을 한 왜소한 체격의 젊은 여성을 보았다.  왜 그랬을까?  지금도 보기가 흉하지만 나이 들어갈수록 더욱

추한 모습으로 비치지 않을까?

 

카달루냐 역에서 내리면 몬주익 언덕까지 멋진 풍경들을 볼 수 있다.  10월임에도 바르셀로나의 햇살은 강렬함을 넘어

뜨겁다.  이런 날씨에 몬주익 전체를 돌아볼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카달루냐 광장
베네치안 타워

베네치안 타워를 지나 언덕 쪽으로 가면 매직 분수 및 국립 카달루냐 미술관이 있다.  베네치안 타워에서 카달루냐 

미술관 앞까지 도로변을 따라 분수가 연이어 설치되어 있다.  시원하게 물을 뿜어내는 분수가 작동되는 모습을 볼 수

없어 못내 아쉽다.

정면에 보이는 카탈루냐 미술관까지 분수가 연결되어 있다.
메직 분수

카달루냐 미술관은 언덕에 위치해 있지만 에스컬레이트가 있어 편하게 갈 수 있다.  이곳은 소매치기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토요일은 15시 이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출국 전 15시와 16시 무료 입장권 두 장을 예약하고

왔으나 허리 통증까지 있어 3시간 이상을 기다릴 수 없어 12유로를 내고 미술관으로 들어갔다.

 

미술관을 오르는 계단 오른쪽에는 전쟁의 여신 아레스, 왼쪽에는 달과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 조각상이 있다.

미술관 앞에는 대지와 농업의 여신인 데메테르 여신 상이 있고 미술관 입구에는 날개 달린 승리의 여신 니케도 있다.

미술관 관람 시간은 2시간으로 정해져 있으나 충분한 시간이다.

미술관 천정 그림

가우디 작품과 살바도르 달리, 줄리오 로메로의 그림도 있었다. 미술에 대한 지식도 없고 작품에 대한 설명서도 없으니

그냥 보고 느낀 대로 적어본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조각
악사가 장님이어야 맞다.
의상과 헤어 스타일은 다르지만 동일 인물이 말다툼 끝에 토라진 모습같다.
탈의장이 없으면 이렇게 해야겠지.
꽃 문양의 파티션
화려한 장식의 소파
줄리오 로메로 그림은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신화속 장면 같다. 지하의 신 하데스일까?
마드리드 소피아 왕비 예술센터에 소장된 피카소의 게르니카
사수하라, 투쟁하자
이런 모자 쓰고 사냥할 수 있는 것은 호숫가 오리 정도이겠지.
앞에서는 서약, 뒤에서는 밀당하는 장면같다.
모자이크 타일
소녀가 보고 있는 것을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새 같기도 하고..

미술관을 나오니 때마침 광장에서 혼성으로 구성된 젊은 무용단의 멋진 춤 공연이 있다. 미술관 안에서도 주기적으로

공연을 한다고 했다. 

몬주익 언덕이 코앞이건만 허리 통증이 심해져 더 이상 움직이면 문제가 될 것 같아 욕심을 접고 서둘러 숙소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래야 내일 계획한 몬세라트 트레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기사를 보니 중동의 화약고가 터졌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대대적으로 공격했으니 이스라엘은 절대 그냥 있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국과 대만, 한국과 북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구상의 화약고들이다.

이제는 미국 혼자서 다 감당할 수도 없다.  대신 일본만 기가 급속히 다시 살아나고 있다. 

테스 형!!  요즘 세상이 왜 그래.............

우리에게도 핵 없는 자주국방은 진정 불가능한 때가 온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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