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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나 홀로 튀르키예 여행 (밤이 아름다운 에디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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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3 (목) 여행 27일째

작은 도시인 차낙칼레에서 국경 근처 소도시인 에디르네로 가려니 교통편이 

조금은 제한적이다.  자정이 지나 새벽 일찍 출발하는 버스와 오전에 2번,

오후 2번밖에 없다. 오후 2시 차를 타기로 하고 오전 11시 숙소 Check out을

하니 시간이 어중간하게 남는다.

에디르네에서 2박을 하고 불가리아 플로브디브로 넘어갈 것이므로 남는 시간에

불가리아에 대한 기본 정보와 대중교통 이용 방법 등을 확인해 본다.

대중교통편으로 길 찿아가는 것도 여행의 묘미이고 그래야 빨리 현지 적응이 된다.

지도검색을 하니 지명이나 호텔명이 키릴 문자로 된 불가리아어로 쓰여 있어 

조금은 당황스럽다. 튀르키예에 익숙해지니 또다시 새로운 환경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아침, 저녁으로는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길거리 일부 행인들의 복장을 보면 겨울 같다.

체지방 축정기
터미널 식당에서 먹은 닭고기 요리가 너무 맛있었다.

금년 3월  준공한 '1915 차낙칼레 대교'를 지나간다. posco가 공급한 철판으로 우리나라

건설업체가 시공을 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를 지나니 대한민국의 토목기술이 세계에서

최고 수준임을 보여주는 것 같아 뿌듯해진다.

1915 차낙칼레 대교
1915 차낙칼레 톨게이트

3시간 15분 만에 에디르네에 도착했다. 불가리아 플로브디프(Plovdiv) 가는 차표를

예매하려고 창구로 가니, 현금 결제는 안되고 인터넷으로만 살 수 있다고 한다.

Obilet 앱으로는 도저히 예매를 할 수가 없다. 외국 유심카드를 사용하는 휴대폰으로는

Obilet 앱에서는 카드결제가 안된다. 친절한 창구 직원의 도움을 받아도 안된다. 

한참을 시도하고 있으니 곁을 지나던 여대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도와주겠단다.

학생의 도움으로 얻은 최종 결론은 불가리아로 가는 차표는 인터넷 판매밖에 안 한다. 

내 휴대폰으로는 예매를 할 수 없으니 현금을 주고 차를 타려면 출발 당일 10시까지

터미널로 나와서 'ARDA Tur'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한다. 요금은 기사에게 직접 주면 되니

그 방법밖에 없다고 한다. 아마 국경을 넘는 일이다 보니 신원 확인 등의 문제로 인터넷 판매만

하는 것 같다. 당일 빈 좌석이 없으면 더 이상 방법이 없다.

"더 도와줄 것 없느냐?"라고 하길래 시내 가는 돌무쉬 편을 물으니, 터미널 밖으로 나가서

돌무쉬 정류장에 있는 티켓 판매소에서 표를 사서 'ETUS'라고 적힌 3 또는 3A 미니버스를

타고 Orduevi에서 내리면 된다고 알려준다. 어려울 때마다 항상 누군가가 도움을 주었다.

터미널 안에도 버스표 판매부스가 있었다.

여학생 덕분에 숙소까지는 무사히 올 수 있었지만, 불가리아로 넘어가는 일이 자꾸 신경

쓰인다. 호텔 로비에서 wifi를 연결하고 아무리 해봐도 최종 결제를 할 수가 없다.

공인인증서를 다운 받으려해도 '해외 전화번호로는 되지 않는다'는 문자만 뜬다.

이제 더 이상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일단 플로브디브로만 넘어가면 불가리아내에서는

도시 간 이동에 문제가 없을 테니 토요일만 잘 넘어가길 바랄 뿐이다.

 

그러는 동안 밖은 깜깜한 밤이 되었다. 가게 문 닫기 전에 식사도 해야 하고 휴대폰 유심도

교환해야 하므로 일단은 거리로 나가보니, 올 때와는 달리 시골 읍내 같은 분위기가 완전히

변해버렸다. 아름다운 밤거리 풍경에 배고프다는 생각도 없이 한동안 돌아다녔다.

내일일은 내일 가서 생각하자.

파장 무렵 식당에 들어가니 여자 3명 한 팀이 식사를 하고 있다. 에디르네라는 도시에는

동양인이 잘 오는 곳이 아닌 것 같다. 내가 들어가니 모두 쳐다보고 관심을 보인다.

"어디서 왔냐고" 묻고 "규네이 꼬래.. 대한민국에서 왔다"라고 답하니 엄지 척을 한다.

식사 중이던 한 여자아이가 쪼르르 와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나이를 물으니 7살이라고 한다. 지켜보던 가족 중 한 분이 웃으며 '고모'라고 한국말로 한다.

아마 번역기를 돌려보고 고모 된다고 말한 것 같다.

아이에게 '블랙핑크, BTS 방탄 소년'을 말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고모한테 가서 자랑을 한다.

식사하는 내내 계속 나를 쳐다보며 웃고, 손님이 없어 한가한 식당 직원들까지 모두 쳐다보고

있어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튀르키예 변방도시에서도 이렇게 명성이 자자하니 국위선양은

K-POP 가수들이 다 하고 있구나!!!

 

사진은 마구 찍었지만 어디인지는 모른다. 내일이면 알게 되겠지만..

삼성 갤럭시 S22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인데 야경이 잘 나왔다.

(에디르네 숙소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 10월 17일 불가리아 벨리코 트로노브에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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