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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나 홀로 튀르키예 여행 (돌마바흐체 궁전, 갈라타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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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20 (화) 4일째

돌마바흐체 궁전은 입장객을 제한한다고 해서 오늘도 일찍 숙소를 나선다.

어제 숙소 근처를 지나다 예쁜 꽃과 벽화가 눈에 띄는 집 앞을 다시 지나가본다.

활짝 핀 부겐베리아

술탄 마흐메트 트램역에서 종점인 Kabatas 역에서 내리면 도보로 5분이면 돌마바흐체

궁전에 도착할 수 있다. 돌마바흐체 궁전에 도착하니 너무 일찍 와서 개장 전이다.

다시 트램을 타고 갈라타 다리로 가보니 많은 낚시꾼들이 포진하고 있다. 잡은 고기들을

보니 고등어 크기만 한 삼치 같았다.

다리 건너편의 구도시를 향해 힘차게 낚싯줄을 던지는 많은 낚시꾼, 해협을 분주히

오가는 페리선, 다리 위를 달리는 지상철의 모습에서 생동감이 넘쳐난다. 

갈라타 다리 위에서 낚시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차(Tea)를 파는 사람이

있어 한 잔을 시켜 마시고 다시 돌마바흐체 궁전으로 갔다. 

서서히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스탄불 뮤지엄 패스가 있으니 바로 입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출입구로 가니 별도로 표를 사야 한다고 한다.

이스탄불에서 뮤지엄 패스를 굳이 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5일권을 700리라(55,000원) 주고 샀는데 어제 지하궁전도 별도로 190리라를 

주었고 오늘 돌마바흐체 궁전도 300리라를 주고 입장했다.

뮤지엄 패스는 관광수입 극대화를 위한 밑밥 같다는 생각에 혀를 내두르고

말았다.

 

돌마바흐체 궁전은 오스만 제국의 첫 궁전인 톱카프 궁전을 대신하기 위해

19세기 중엽에 새로 지은 궁전이다. 유럽과 서아시아, 아프리카까지 영토를

확장해서 거대한 제국을 이룬 자부심으로 지은 궁전이니 얼마나 화려하고

웅장한지는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내부 사진 촬영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고 곳곳에 감시를 하는

직원들이 배치되어 있어 찍을 엄두도 내지 못하게 막고 있다.

혼자 보기만 아쉬워 북스토어에서 한글판 책자를 100리라에 구입하였다.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왕이 거주하는 공간은 화려해서 눈이 부실정도이나 

술탄의 어머니와 부인들이 거처하는 하렘은 술탄의 공간에 비하면 소박하다.

물론 그 소박함의 정도도 일반 사람에게는 엄청나게 보일 것이다.

하렘 건물 내에서도 왕이 목욕을 하거나 머무는 공간은 여자들이 머물고

생활하는 공간보다 훨씬 화려했다. 술탄의 권위에 그 누구도 같이 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궁전 안에 있는 모든 시계는 9시 5분을 가리키고 있다. 이유는 튀르키예(터키)의

아버지라 불리는 초대 대통령인 아타튀르크가 사망한 1938년 11월 10일

9시 5분을 기려 궁전 안의 모든 시계를 9시 5분에 멈추게 한 것이다.

궁전 앞 시계타워
술탄의 문
왕이 업무를 보는 건물
여러개의 궁궐 출입문 중 하나이다.

돌마바흐체를 구경하고 탁심광장으로 향했다. 신도시인 탁심 지구는 온통 언덕길의

골목을 올라야 한다. 매일 3만보씩 걷다 보니 언덕길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광장에 도착해서 에너지 충전을 위해 간식으로 케밥을 먹으며 잠시 쉬기로 한다.

넓은 탁심광장과 주변을 둘러보니 신도시임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구도시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구도시 역시 깨끗하고 훌륭하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이스탄불이기 때문이다.

역사학자 토인비가 이스탄불을 일컬어 인류 문명의 살아 있는 거대한 박물관

이라고 한 이유를 여기 와서 보면 알 수 있다.

탁심광장에는 탁심 모스크가 랜드마크처럼 자리 잡고 있고 이스틱랄 거리는

서울의 명동처럼 복잡하고 화려했다.

탁심 모스크

사람이 모이는 광장, 역, 관광지에는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관이 많이 돌아다닌다.

튀르키예의 수도 앙카라에서 2015년부터 몇 회에 걸친 테러공격으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더욱 경계가 강화된 것 같다.

탁심 모스크 옆으로 이스틱랄 거리가 이어져 있다.

이스틱랄거리

갈라타 탑으로 가는 길 또한 언덕길을 오르고 내려야 한다. 힘이 든다.  

갈라타 탑

이스탄불의 물가는 비싸지만 과일값은 저렴했다. 숙소로 오는 길에 포도와 무화과를

3천 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2 봉지나 샀다.  한국에서는 최소 2만 원은 하지 않을까?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산 한글판 책을 읽어 보려니 내용이 엉망이다. 전문가 감수를

받지 않은 아마추어 수준으로 철자도 틀리고 어설픈 해석으로 이해가 잘 되지도

않는 조잡한 수준이다. 그냥 사진이나 보고 기념품으로 만족해야겠다.

오늘도 저녁에 기도시간을 알리는 소리  '아잔'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내용은 '기도하러 오라. 구원받으러 오라. 알라는 가장 위대하다. 알라 외에

신은 없다'는 내용으로 성품 좋은 사람이 선택되어 모스크의 문이나 첨탑에

올라가서 외치는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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