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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이탈리아 로마 오는데 왜 이리 힘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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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0 (월)   여행 26일째 

파리에서 로마로 가기 위해 한 달 전 wizz 항공편을 예약했다.  예약할 때 프랑스 오를리 공항 터미널 번호도 확정시켜

주지 않았고, 위탁 수화물도 20Kg 작은 가방 하나에 약 60유로를 추가로 받는다.  가방 하나가 승객요금 수준이다. 

출발 24시간 전에 온라인으로 체크인 하라는 메일이 왔다.  체크인을 하니 터미널 3으로 알려준다.  새벽 4시 반에 숙소를 나와  N144번 심야버스를 타고 공항에 갔다.  버스는 4 터미널에서 정차하므로  3 터미널까지 10분을 걸어가야 한다. 

3터미널 가서 확인하니 2 터미널이라고 전광판에 뜬다.  오를리 공항은 4 터미널까지 있다.  7시부터 체크인 한다고 되어 있어 창구로 가보니 20명 정도가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7시 30분이되어서야 직원 한 사람 온다. 체크인하는 속도가 한

사람당 최소 5분에서 10분씩 걸린다.  어느 세월에 이 많은 사람들에게 항공권을 발부할지 답답하다.  10여분 지나니 직원이 한 사람씩 더 오더니 4명이서 처리를 한다.  8시경 되니 직원 두 명 빠졌다가 다시 돌아오곤 한다. 무슨 문제가 있는 모양

이다.  8시 30분이 되어도 20명도 처리를 못하고 있다.  거의 9시가 되어서야 내 차례가 되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 9시 출발

인데 정시에 운항한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물었더니 정시에 뜬다고 태연히 말한다.  티켓상에도 9시로 표기되어 있다.

체크인 대기 중인 사람들을 보니 지금 상태로는  '오늘 중 처리나 하면 다행이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2 터미널에서 체크인하고 출발은 3 터미널로 가야 했다.

보안검색대를 들어가려니 자꾸 에러가 난다.  직원이 오더니 내 티켓을 보고 지금 시간이 9시 5분인데 9시 출발 티켓으로는

못 들어가니 티켓을 재발급받아 오라고 한다.  환장할 노릇이다.    어쩔 수 없이 창구로 되돌아가서 티켓을 재발급받아도

역시 보안검색대 게이트에서 에러가 난다.   2시간 줄서서 체크인한 것도 짜증 나는데 항공사 귀책사유로 보안검색대에서 제지까지 당하니 Wizz 항공사 수준이 어떻길래 이렇게 업무처리를 하나 싶어 헛웃음만 나온다.  보안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통과시켜 준다.  9시 출발 비행기에 9시 20분이 되어서 타보니 탑승객이 몇 명 없다.  기내 방송은 탑승 못 한 승객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승객 탓을 하는 것처럼 하고 있다.  결국 항공사 체크인이 늦어 한 시간 반이나 늦게 이륙하였다. 

소문으로 들었던 유럽 저가 항공사의 수준을 직접 경험해 보니 우리나라 항공사 및 공항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느꼈다.

오를리 공항

로마 피우미치노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공항에서 로마 시내로 최단 시간에 가는 방법은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열차)를

타면 Roma Termini까지 30분이면 갈 수 있다.  여기서 메트로, 버스 등을 타고 최종 목적지까지 가면 된다.

 

로마 콜로세움 근처 숙소를 예약했는데 체크인을 whatsapp을 통해서 셀프로 해야 한다고 연락받았다.   로마 호텔비용이  워낙 비싸 에어비앤비를 통해 수준 있는 곳으로 1박당 16만 원을 주고 잡은 맨션이었다.  지갑을 소매치기당하면서 국내

사용 유심까지 함께 잃어버린 관계로 인증번호를 받을 수 없어  whatsapp을 사용할 수가 없다.  궁여지책으로 한국에 있는

며느리에게  카톡으로 연락해서 나 대신 whatsapp으로 호스트와 연락하는 방법으로 어렵게 숙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새벽부터 지금까지 물 한 모금 안 마셨더니 갈증이 심해 숙소 근처 마트에서 작은 생수 한 병을 사고 계산을 하니 4유로를 받는다. 아무리 비싸도 2유로를 넘을 수가 없다. 그래서 왜 이렇게 비싸냐고 말했더니 마그네틱 기념품을 슬쩍 준다.  필요 없다고 하니 2유로를 돌려주는 엉뚱한 짓을 하고 있다.  동양인 여행객에게 바가지 씌운 것이다.  저녁에 다시 가보니 점원이 젊은 사람으로 바뀌었다.  이번에 1.5리터 큰 물을 사고 계산하니 1.5유로 받는다. 

로마가 이런 도시구나 싶다.  3박 4일 동안 로마를 돌아보려면 여유가 없다. 짐을 풀고 곧바로 밖으로 나간다. 

콜로세움은 민중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못하도록 로마 시민들을 피 맛에 빠져들게 함으로써 수많은 검투사와

기독교인들이 피를 뿌리며 죽어 나갔던 곳이다.  잔인함의 극치를 보여 준 장소이지만 로마 건축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콜로세움에서 조국의 제단까지 가는 길목은 온통 로마 유적지로 가득하다.

조국의 제단

조국의 제단 옆으로 계단을 조금 오르면 미켈란 젤로가 설계한 언덕 위 광장인 캄피돌리오가 있다.  광장 가운데는

기독교를 박해한 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의 기마 동상이 있고,  광장 정면에 있는 시청사 건물 분수대에는 누워 있는 강의 신이 조각되어 있다.  시청사를 중심으로 좌우로 같은 형태의 궁전이 있는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로마 현지인이 이용하는 청과물 시장이라는 캄포 데 피오리까지 20여분을 부지런히 또 걸어간다. 막상 가보니 별게 없다. 가는 내내  인도 위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일부 차들은 신호도 지키지 않는다.  심지어는 파란 신호등에도 사람 사이를

비집고 씽씽 달리는 오토바이들은 두렵기까지 했다.  어쩌면 엄청나게 몰려드는 관광객이 무질서와 주민의 불편함을 야기

시킨 장본인이다.  오죽했으면 로마에 오지 말고, 머물지 말라고 숙박을 할 경우 하루에 6유로의 세금까지 부과하는 정책을

동원했을까 싶다.  

캄포 데 피오리

시장에서 발길을 돌려 나보나 광장으로 갔다.   나보나 광장에는 세 개의 분수 및 오벨리스크가 있다.  중앙에 있는 분수는 베르니니의 강의 분수이고, 양쪽으로 포세이돈의 분수와 무어인의 분수가 있다강의 분수에 있는 네 개의 거대한 거인상은 각각 인도의 갠지스 강, 독일의 도나우 강, 이집트의 나일 강, 남미 아르헨티나의 라플라타 강을 상징하고 있다

무어인의 분수
강의 분수

어느 사이 어둠이 내려앉는다.  로마에서 첫날은 트레비 분수까지만 보기로 한다. 트레비 분수 가는 길은 도로를 꽉 채운

인파 때문에 답답하게 가야 했다.  가는 도중 모든 신들에게 바친다는 판테온 신전을 지나게 된다.  이곳에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3대 거장 예술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묘소가 있다.

 

판테온 신전을 지나 가다보니 백화점 광장에 탑이 있다.

 

트레비 분수에 오니 발 디딜 틈이 없다. 사진 한 장 제대로 찍기도 힘들었다.  로마를 방문한 모든 관광객이 반드시 찾는 곳

이라더니 실감 난다.  분수를 등지고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를 방문하거나 행운이 찾아온다는 믿음으로 사람들이 던지는

동전이 하루에 3,000유로씩이나 된다고 한다로마시에서 매일 밤 이를 수거하여 문화재 보호 등에 사용한다고 한다

분수에는 우라노스와 가이아 사이에 태어난 티탄 12남매 중 장남인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가  서 있고, 양 옆으로 포세이돈의 아들인 반인반수의 바다의 신 트리톤이 말의 재갈을 잡고 있는 모습의 조각상이 있다트레비는 삼거리란 뜻으로 분수

앞에 있는 광장이 3갈래 길이 모이는 곳이어서 붙은 이름이다.

 

로마에 있는 많은 분수와 옛 공중목욕탕, 시민들의 식수는 어디서 공급받았을까?  지도를 보니  로마 중심지로 흐르는

수량이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테베레 강이 유일하다. 더구나 화산암지대이기 때문에 비가 와도 물이 잘 빠져 고이지 않아

우물마저 귀했다고 한다.   때문에 기원전부터 로마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까이는 10Km, 멀리는 100Km씩 

떨어진 호수 등에서  물을 끌어오기 위해 많은 수도교를 건설하였다 견고하게 지은 로마 수도교들은 프랑스, 스페인,

튀르키예  등에서 볼 수 있었다.

이제 완전히 어두워졌다. 숙소까지 가려면 35분을 걸어야 한다.  밤길을 걷는다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어 조금은

돌아가더라도 큰길로만 가기로 한다.

도중에 광장을 가로질러가려는데 경찰이 제지를 한다.  밤에는 이곳을 못 지나게 하는 모양이다. 뭔가 하고 지도를 보니

헌법재판소였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를 우회해서 돌아가다 보니 그곳도 경찰이 신호등을 통제하고 있었다. 곧이어 경찰차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검은 세단 승용차 몇 대가 지나가고 나서야 도로통제가 해제되었다.  고위급 관료가 퇴근하는 모양이다. 

오늘 오를리 공항 보안검사 때 노트북용 마우스 센서가 파손되어 마우스 사용을 못하니 작업 속도가 몇 배로 느리다.

내일은 보르게세 미술관을 예약하고 왔으니 여유 있게 하루를 보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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