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26 (금)
여행 닷새째, 오전에 순천 송광사를 둘러보고 보성 대원사로 오는 도중
주암호 조각공원 및 서재필 기념공원을 지난다.
지금 남도의 도로변은 벚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조용한 조각공원을 한 바퀴 돌아본다.
기념관 내부에 걸려 있는 애국지사들이 남긴 말을 읽어보며,
여전히 정신 못 차리는 일본을 향해 요즘 젊은이들이 하는 말을
상기해 본다.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한다."
일본은 우리에게 잠재적 위험국가 1위인 나라이다.
애국지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멍멍해지며 아직도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더구나 친일파 후손들이 땅 찿겠다고 소송까지 하는 지경이니...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할 것이다. (신채호)
오늘날 우리나라 학교교육에서 역사과목은 국영수 과목에 밀려
찬밥 신세인 것 같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심히 통탄스럽다.
- 나는 밥을 먹어도 대한의 독립을 위해, 잠을 자도 대한의 독립을
위해 해왔다. (안창호)
오늘날 국회의원을 포함한 지방 자치의원까지도 한결같이 자나 깨나
금배지를 앞세워 사리사욕 채우기에 잠을 설치며 뛴다.
- 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쓸 것이다.
대한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안중근)
대한민국의 권력자는 어떠한가?
나는 살아서도 다 못쓸 돈을 모으기 위해 욕을 먹어도 수단 방법
가리지 않을 것이다. "국민 여러분! 다스가 누구 것이라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
나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마사태 정도는 탱크로 밀어버릴 수
있고, 광주 민주화 항쟁은 폭도로 몰아 다 죽일 수 있다.
대한민국은 대통령 퇴임 뒤에는 전과자 딱지가 붙는 진기록을 수립하고
있다.
-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가장 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김구)
가장 강한 나라는 아닐지언정 자력으로 국민을 지킬 수 있는
나라는 되어야겠다.
- 나는 대한사람이다. 나라를 위해 독립만세를 부르는 것도 죄가
되느냐. (유관순)
아직도 국적만 한국이지 속은 일본인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 강점기로 인해 우리나라도 이 만큼 발전할 수 있었다. 위안부는
자발적으로 한 매춘행위였다" 등등 막말과 행동을 서슴지 않는
죄를 짓고있는 이들과 함께 이 땅에서 살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 대장부는 집을 나가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윤봉길)
조각공원에서 주암호를 끼고 가다가 죽산천을 따라 올라가면 대원사이다.
대원사까지의 벚꽃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든다.
주말이면 많은 인파가 몰리겠지만 평일이라 여유가 있어 다행이다.
천봉산 대원사는 백제 무령왕 때 아도 화상에 의해 창건된 백제 고찰이다.
해방 후 여순사건(1948년)으로 극락전만 남기고 전부 소실된 것을
다시 복원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 오래된 사찰들은
나이만큼이나 수많은 아픈 역사의 기록을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산모의 양수에서 성장하는 태아의 영을 태아령이라 부르고
태아령을 구제하는 보살을 태안지장보살이라고 한다.
그런데 세상의 햇빛도 보지 못하고 죽임을 당하는 태아가
2017년 한 해에도 5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불법 낙태수술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이다.
이는 한해 태어나는 신생아 숫자보다 많다고 한다.
부처님이 장수멸죄경에서 사람들이 제명대로 살지 못하는 것은
유산이 근본 원인이라고 하셨다.
부모의 죄업을 참회하고 태아영가의 해원을 위해서는 지장보살께
기도해야 한다고 한다.
요즘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어린이 학대 소식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착잡하더니만, 여기 오니 불쌍한 태아령까지 있을 줄이야...
나무관세음보살..
부처님이 성불하신 후에 어머니 마야부인을 위해 설법하신 경이
지장보살 본원경이다.
부처님은 자신을 낳고 7일 만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다하지 못한
효를 성불하신 후에 지장보살 본원경설법을 통해 하셨다.
대원사 석실불감 부모지장은 앞면이 눈물 흘리는 아버지 지장보살이고,
뒷면은 가슴에 맺힌 것이 많은 어머니 지장보살이다.
자식들이 나무의 꽃이라면 뿌리는 나를 있게 해 준 부모님이다.
뿌리가 다치면 나무가 병들듯이 부모님을 향했던 나쁜 감정은
나의 앞길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
석실불감 앞에서는 부모님께 가졌던 불만이나 불손한 행동을 참회하는
곳이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트롯 열풍이 대단하다. 석실불감 앞에 있으니
우여곡절 끝에 미스트롯에서 우승한 양지은이 부른 '아버지와 딸' 노래가
생각난다.
- 내가 태어나서 두 번째로 배운 이름 아버지
가끔씩은 잊었다가 찾는 그 이름
우리 엄마 가슴을 아프게도 한 이름
그래 그래도 사랑하는 아버지
세상 벽에 부딪혀 내가 길을 잃을 땐
우리 집 앞에 마음을 매달고
힘을 내서 오라고 집 잘 찾아오라고
밤새도록 기다리던 아버지
내가 시집가던 날 눈시울을 붉히며
잘 살아라 하시던 아버지
사랑합니다 우리 아버지
.............
효는 부모 살아계실 적에 하는 것이지 돌아가신 뒤에는 무슨 수로
효도할 수 있겠는가. 생각할수록 회한만 남을 뿐이지...
장례방식과 제사 등으로 효를 행한다고 형제간 집안간 싸우지 마라.
우리 부부는 일찍부터 자식들에게 당부했다.
죽으면 화장해서 흔적 남기지 말고 제사는 지내지 말라고...
그리고 의료보험공단에 가서 생명연장 포기각서까지 쓰고 나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 없다. 자식에게 효를 바라기 전에 먼저
자식에게 짐이 되는 부모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큰 집안의 장손으로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대원사가 아주 가난한 시절, 1974년 주지스님이 고물상에 진 빚 2만 원을
갚지 못하자, 고물상 주인이 법당의 종을 여러 조각으로 깨어서 가져간 것을
얼마의 세월이 흐른 후 다시 찾게 되어 송광사에서 보관해 오던 것을 1997년
다시 대원사로 가져오게 되었다고 한다.
여태껏 다녀 본 절 중에서 대원사는 인상적이고 생각을 많이 하게끔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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