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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봄 여행 - 나로우주센터, 녹동바다정원, 거금도 적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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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3.28 (일)

 

여행 이레째. 

코로나로 인해 답답했던 마음이 이제 조금 해소된 것 같다.

어제는 나주에도 종일 비가 내려 친구 전원주택에서 하루를 푹 쉬었다.

광주에서 대학교수로 있으면서 근처 나주에 전원주택을 마련해 둔 것이다.

약 400평 되는 넓은 땅에 닭 키우고 각종 채소 및 화초, 대봉 감나무 등을

키우고 있는 친구가 부럽다. 한때 나도 전원주택의 꿈을 가졌었는데

이제는 포기했다.

내가 좋아하는 할미꽃도 마당 구석에 보인다.

어릴 적 시골 살 때, 양지바른 무덤가에는 할미꽃이 무척 많았다. 

수줍은 듯 고개 숙이고 있는 할미꽃이 이상하리만큼 좋았다.

요즘은 할미꽃 보기가 쉽지 않다. 할미꽃 뿌리가 약용으로 좋다는

소문 때문인지 모르겠다. 엉겅퀴도 남자에게 좋다는 소문이 나고부터

잘 보이지 않는다.

친구 집 마당 한편에 피어있는 할미꽃을 보니 반갑다.

 

아침에 밖을 보니 비는 오지 않고 구름 낀 하늘에 해가 뜨고 있다.

마당에 있는 대봉감나무 건너편은 광주시이다.

몇 해 전 친구가 사진 속 감나무에서 딴 대봉 한 상자를 보내주었다. 

비오는 날 맛있게 삽겹살을 굽는 윤교수
친구 부인의 정성이 느껴지는 아침 밥상

친구 집에서 나로 우주센터까지는 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당초 계획은 보성 대원사에서 고흥 나로우주센터로 가야 했는데,

비 때문에 광주 친구 집으로 오다 보니 이동 동선이 길어지게 되었다. 

나로우주센터
나로우주센터 해수욕장
나로우주센터 해수욕장
나로우주센터 과학관

과학관에 있는 '호버만의 구'이다.  호버만의 구는 우주의 탄생을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팽창과 수축의 반복 원리를 보여준다. 

 

호버만의 구

다음으로 녹동바다정원을 거쳐 소록도를 돌아보기로 한다.

녹동바다정원
소록대교를 건너면 소록도이다
녹동항

소록대교를 건너 소록도병원 주차장으로 갔으나 코로나 때문에

소록도 관람이 불가하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거금도로 넘어가 적대봉 산행을 하기로 한다.

소록도와 거금도를 연결하는 거금대교
거금휴게소

거금도 파성재에 주차를 하고 적대봉을 오르기 시작한다. 

등산 초입부를 놓쳐버려 임도길을 따라 계속 가다 보니

당초 생각한 등산 루트 반대편으로 오르게 되었다.

덕분에 적대봉까지 한 시간 이상 더 걸렸다.

오르는 도중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살모사를 두 번이나 만난다.

첫 번째는 만난 독사는 스스로 피해서 위험을 모면했지만,

두 번째는 꽈리를 틀고 꼼짝 않고 등산로 낙엽 위에 버티고 있다.

한 발만 내디디면 물릴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너무 놀라 나도 모르게 등산 스틱으로 내리쳤다.

그래도 도망을 가지 않는다.  스틱에 걸어 멀리 던져 버렸지만

이후 하산 완료 때까지 독사가 신경이 쓰여 조심조심 내려와야 했다.

올라오는 도중 보았던 쇠살모사 조심하라는 간판이 빈말이 아니었다.

임도에서 바라 본 거금대교 및 소록도
적대봉에는 진달래 몇 그루가 전부였다.
파성재에서 마당목쪽으로 올라왔어야 했는데 동정에서 올라왔다.
황사가 심해 시계가 불량하다.
넓은 주차장에 혼자 밤을 지내다.

적대봉을 내려오니 다음 목적지까지 가기에는 애매한 시간이다.

아무도 없는 파성재 주차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1인용 비박 텐트를 치고 육개장에 햄을 추가해서 만든 안주에

고량주 한 병을 비우고 나니 잠을 편히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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