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26 (금)
여행 닷새째. 대원사 경내를 둘러보고 대원사 주차장에 위치한
티벳박물관으로 들어가 본다.
입장료 3천원을 내고 들어갈 만한 가치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종교를 떠나 대원사까지 왔다면 한 번은 관람하기를 권한다.
대신 한때 가난한 절이였던 대원사는 입장료가 없다.
부처님이 6년간 고행을 마치고 완전한 깨달음을 얻는 순간
하늘의 천녀들이 내려와 공양을 바치는 모습으로 지금 네팔에
살고 있는 석가모니 일가 후손들이 직접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달라이라마의 기도문을 몇 번이나 속으로 읽어본다.
'자비'라는 단어 외에는 종교적 냄새가 나지 않는 기도문이다.
남녀가 결합된 불상이다. 티베트 밀교에서는 지혜를 여성으로 표현하고
자비를 남성으로 표현한다. 수행이 궁극적 결과에 이르면 몸속의
음적 에너지와 양적 에너지가 합쳐져서 지극한 환희심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최상의 깨달음 상태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부모불이다.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걸려 있는 죽음에 대한 글귀이다..
지하층은 죽음과 관련된 것을 전시하고 있다.
관속에 들어가 보는 체험실도 있다.
저승 입국 신고를 하는 '초군문'에서는 종을 세 번 치면 되나
아직은 저승 가기 싫어 종은 치지 않았다.
지옥도를 보니 지옥의 종류가 10개나 된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도는 9개의 지옥으로 구별되는데, 여기는 한 개가
더 있다. 찬찬히 읽어보니 나는 몇 개의 지옥 벌을 받아야 할지....
(철상지옥) - 쇠못이 빼곡히 박힌 철판에 눕혀 누르는 벌을 받는다.
강도, 강간, 음행, 비방, 다른 사람을 업신여기는 자들이 가는 지옥이다.
(박피지옥) - 창자를 끄집어내고 피부를 벗기는 벌을 받는다.
자식 학대, 유기, 외도, 약자를 괴롭힌 자들이 가는 지옥이다.
(발설지옥) - 혀를 길게 빼내어 혓바닥을 쟁기로 가는 벌을 받는다.
어른에게 불손한 자, 거짓말, 사기, 욕을 잘하는 자, 동물을 학대한
자들이 벌을 받는 지옥이다.
(화탕지옥) - 펄펄 끓는 기름 가마솥에 넣는 벌을 받는 곳이다.
도둑질, 불효, 불쌍한 사람을 그냥 지나친 자들이 벌 받는 지옥이다.
(대애지옥) - 송곳 쇠 절구에 넣어 몸을 찧는 벌을 받는다.
살생, 동물학대, 남에게 고통을 준 자들이 가는 곳이다.
(검수지옥) - 칼날 잎사귀 나무숲에 던져지는 벌을 받는 곳이다.
폭력, 모함, 불효, 시기,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못 본체 한 자들이
가는 곳이다.
(거해지옥) - 몸을 톱으로 썰고 맷돌로 갈아버리는 벌을 받는다.
남을 속인 자, 음해, 방화, 불효, 남의 재물을 탐한 자들이 가는 곳.
(중합지옥) - 무거운 돌판 사이에 집어넣어 몸을 짓이기는 벌을 받는다.
불효, 주색잡기, 음행, 탐욕, 남의 가정을 파괴한 자들이 가는 곳이다.
(한빙지옥) - 얼음 속에 던져 넣어 몸을 냉동시키는 벌을 받는다.
가정파괴, 음탕, 배신, 아픈 사람을 간호하지 않은 자들이 가는 곳.
(흑암지옥) - 밤낮없이 깜깜한 곳을 헤매다 다치고 고통받는 벌을 받는다.
음탕, 시기, 질투, 불효, 남을 모함하여 힘들게 한 자들이 가는 곳이다.
티베트의 장례의식인 천장(하늘에 지내는 장례) 사진을 보면 충격적이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살아 있는 사람의 눈으로 보니 충격일 수밖에 없다.
영혼이 떠난 육체는 자연의 일부일 뿐이니 마지막 순간까지 배고픈 중생을
위해 도움을 주고 간다는 자비의 정신이 깔려 있는 장례라고 한다.
인도에서 시체를 갖다 버리는 숲을 '시다림'이라고 한다.
이 시다림을 다스리는 대왕인 '찌타파티'가 해골로 이루어진 궁전에서
왕비와 함께 춤을 추는 그림이다.
이 해골춤은 삶의 허망함을 표현한 것이며, 초기 불교 수행자들은
자신의 죽음을 주제로 화장터나 시다림에서 수행을 했다고 한다.
'시달린다'는 우리말도 '시다림'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광주 친구와 전원주택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아직 2시간 남아서
나주 금성관 근처를 돌아보고 가면 될 것 같다.
도착해보니 코로나 때문에 입장할 수가 없었다.
저녁에는 친구가 광주의 유명한 먹거리인 송정리 떡갈비 집으로 안내하였다.
82년 ROTC 소위로 임관하고 광주 포병학교 입교를 위해 황량한 송정리역에서
내렸는데 지금은 몰라보게 번화가가 되어 있었다.
40년이 지났으니 산천이 변해도 몇 번은 변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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