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 3 (목)
8시가 조금 넘어 캠핑장을 정리하고 브라이스 캐년을 출발하여 엔텔로프 및 호스슈 밴드를
보기 위해 Page로 출발한다.
Page로 가기 위해서는 어제 왔던 길을 30분가량 되돌아 나가야 한다.
도로 위에 밤새 Road kill 당한 동물의 사체들이 자주 보인다.
밤새 작동한 농장의 스프링클러로 인하여 밭은 얼음으로 하얗게 덮여 있다.
이 지역은 해발고도가 2,000m 이상으로 높아 밤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캠핑카에서도
히터를 가동하고 자야 했다.
Page 도착을 얼마 안 남기고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게 되고 주변으로 변전소 및 송전탑이
많이 보인다. Page에 도착하니 구리광산 도로 표지판이 보이고 높은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플랜트를
처음 보게 된다.
나중에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광산은 지금 폐업하였고 파워플랜트만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파워플랜트 앞이 '엔텔로프'동굴이 있는 곳이었다.
우리가 예약하고 간 곳은 Lower 쪽이다. 엔텔로프는 2곳의 여행사에서 운영권을 쥐고 있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Brother와 Sister 가 각각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12시 45분 입장하는 것으로 예약하였고, 입장 최소 30분 전까지 그곳에 도착하도록 되어 있다.
11시 40분에 도착해서 매표소에 체크인하자, 너무 일찍 왔다고 한다.
조금은 의아한 생각으로 우리 입장 시간이 되도록 기다렸으나, 제시간에 입장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2시 40분이 되었는데도 11시 40분 입장팀이 들어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순간 황금시간대의 비싼 입장권만 팔고서는 실제로는 입장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엔텔로프 동굴 내부의 아름다운 색상은 동굴 안으로 빛이 들어오는 시간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금 입장되고 있는 순서로 봐서는 우리는 황금시간대를 놓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던 중 다른 사람의 시계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 순간 우리가 시간을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은 워낙 국토면적이 크기 때문에 이곳은 우리가 생각한 시간보다 1시간 늦은 시차가
있었던 것이다.
그때서야 매표소 직원이 너무 일찍 왔다고 한 말이 이해가 되었다.
우리가 생각한 11시40분은 이곳 시간으로 10시 40분이었던 것이었다.
'살아오면서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하고 남을 원망한 일이 얼마나 많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곳도 중국 단체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어디를 가나 중국 관광객은 대체적으로 매너가 없었다.
금연지역 되어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에서도 아랑곳없이 아무데서나 피워댄다.
얼마 전까지 나도 담배를 피웠지만 정말 꼴불견이다. 한국 사람은 그래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하는
노력이라도 하지만, 중국인은 너무 뻔뻔하게 피우고 있는 것이다.
내 옆에 앉은 중국인 가이드는 시끄러운 동영상을 보고 있다. 왁자지껄거리는 중국인 소리도 듣기
싫었지만 옆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동영상 소리는 더 싫어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집사람과 딸도 담배냄새를 역겨워하며 다른 곳으로 자리를 피한다.
사진으로만 보던 엔텔로프 동굴을 직접 보니 신비로움이 더해진다. 평지인 땅 밑으로 물이
스며들어 침식에 의해 동굴이 생기고, 그 동굴 안으로 바람이 들어와 정교하고 매끄럽게 깎아 낸
각양각색의 모습 위에 동굴 천정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아름다운 채색으로 마무리하니 얼마나
신비로운지 그냥 넋이 나가 입만 벌어질 뿐이다.
물, 바람, 햇빛... 자연의 3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만든 작품인 것이다.
5살 손주도 너무 좋은 지 이상한 노래와 춤을 곁들이며 "너무 좋아, 너무 예쁘다"를 연발한다.
동굴을 입장하려면 반드시 가이드를 동반해야 하며 10명 단위로 입장하고 있다.
우리를 인솔한 가이드는 여자분이었는데 능숙한 솜씨로 가장 멋진 위치에서 사진을 찍어 주었다.
휴대폰으로 찍어 준 멋진 사진에 가족 모두가 너무 만족해서 별도로 팁을 20달러 더 주었다.
동굴을 나오면 가이드가 시원한 생수 한 병씩을 준다.
입술까지 바짝 마르는 건조하고 따가운 날씨에 시원한 생수는 꿀맛이다.
이곳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또 다른 유명한 볼거리인 '호스슈 밴드'로 이동한다.
주차장에서 20분 정도 걸어야 협곡으로 흐르는 강물이 말의 발굽 모양으로 휘돌아 나가는 멋진
모습을 절벽 위에서 보게 된다.
이곳 협곡의 형성은 평지의 땅을 수백만 년 동안 강물이 흐르면서 침식해서 생긴 협곡이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그냥 평지처럼 보인다.
가까이 가야 까마득히 아래로 깎인 협곡을 보게 되는 것이다. 협곡의 끝 가장자리 근처로 가니
현기증이 난다. 그래도 제대로 된 호스슈 밴드 모양을 찍으려고 주변을 돌아다니며 안전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닌다.
이곳을 보고 나니 벌써 4시가 넘는다. 오늘은 그랜드 캐년 사우스림에 있는 캠핑장까지 가야 한다.
지금 출발하면 밤에 도착할 것 같다.
가는 도중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휴게소에서 주유도 할 겸 해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주유소에 화장실이 없어 근처에 있는 기념품 가게로 갔다. 돌로 마감된 평범해 보이는 건물이었으나
내부로 들어가니 규모가 제법 크고 손님들도 많이 있었다.
사우스림 도착 전에 광활한 Kai Bab National Forest 지역을 지나게 된다.
그동안 건조한 사막 지역을 지나오다 광활한 산림지대를 보게 된 것이다.
그랜드캐년 사우스림 매표소를 지나면서 처음 만나는 Desert View Point에 도착하니 석양마저
곧 넘어가며 짙은 어둠이 찿아 왔다.
잠시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30분을 더 들어가서 '마더 RV Campground'에 도착했다.
이미 칡흙같이 어두운 상태이고 캠프장도 조용한 상태이다.
국립공원 내 캠프장은 시설이 조금 좋지 않다. 이곳은 전원이 없기에 저녁도 해야 하고 조명도
밝혀야 하기에 발전기를 가동해서 식사 준비 등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약 한 시간 정도 가동하고 있을 때, 흑인 여자가 찾아와서 시끄러우니 발전기를 꺼 달라고 한다.
우리가 너무 늦게 캠핑장에 도착했기 때문에 발전기 가동 허용시간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샤워장도 2.5달러에 해당하는 코인(Quarter 동전 10개)을 넣으면 5분 동안 물이 나온다.
이곳 캠프장 요금은 사설 캠프장보다 저렴하지만 전기, 수도, 오수처리 등은 불편하였다.
- 엔텔로프가 있는 Page로 가는 길
- Power Plant 앞이 엔텔로프가 있는 곳이다.
- 호스슈 밴드 (Horseshoe Band)
- 그랜드캐년 사우스림으로 가다.
- 사우스림 Desert View에 도착하니 석양도 지고 있다.
늦은 저녁식사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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