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26 (수)
인천국제공항에서 2월 25일 20시 30분 제주항공편으로 라오스의 수도인 비엔티안에 도착하니 자정이 훨씬 지났다.
한국과 라오스는 2시간의 시차가 있으니 서울은 새벽 3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이다. 탑승객 수는 현저히 적어 40여 명
정도 되어 보인다. 덕분에 좌석 3개를 독차지할 수 있어 약 6시간의 비행이 편했다. 다만, 착륙직전 심한 난기류로
인해 비행기가 너무 흔들려 가벼운 멀미까지 느꼈다. 많이 비행기를 타봤지만 이번 같이 심한 경우는 처음이다.
라오스 입국심사는 매우 느리게 진행되었고 도중에 정전까지 일어나는 소동이 벌어졌다.
가방을 찾으러 가보니 모든 벨트 컨베이어는 멈추어 서있고 가방들은 여기저기 바닥에 내려져 있다.
라오스 유심 Unite를 10일간 15GB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4 달러에 구입하고, 100 달러를 환전하니
2,136,000낍을 준다.
환전한 뒤 숙소인 Mekong Hotel을 가기 위해 Indrive car를 호출하니 깔끔한 전기차가 금방 왔다.
요금은 45,000낍이었으나 그냥 5만 낍(3,400원)을 주었다.
오전 1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체크인을 하고 배정받은 방에 지친 몸으로 들어왔으나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다.
방이 담배냄새로 너무 찌들어 있어 머리가 아프고 역겨워 창문을 활짝 열어도 보았으나 견딜 수가 없다.
중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호텔이라서 실내 금연을 지키지 않고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
밤새 뜬 눈으로 날이 새기만 기다리다 6시 30분에 프런트 데스크로 가서 사정 이야기를 하니 최대한 깨끗한
방으로 바꿔 주겠다고 한다. 7시에 시작하는 조식을 먹고 곧바로 시내로 나간다.
국가주석궁(대통령궁) 쪽으로 걷다 보니 몇 개의 사찰을 지나게 된다. 사찰 분위기는 태국에서 봤던 것과
거의 비슷하다. 인도신화에 나오는 뱀신 또는 용신이라 부르는 '나가'까지 동일하다.
베트남전쟁으로 라오스가 얼마나 피해를 많이 받았는지는 불발 포탄을 종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찰에서도
볼 수 있었다.
국가주석궁 가는 도중에 남푸 분수를 지나게 된다.
남푸 분수를 지나 대통령궁에 도착하니 빠뚜사이 독립기념문까지는 넓은 직선 도로가 시원하게 조성되어 있다.
대통령궁 앞에 있는 씨 사켓 사원도 둘러본다.
비엔티안은 라오스의 수도이지만 대통령궁 주변을 제외하곤 우리나라 면소재지 같은 분위기이다.
두 다리 튼튼하다면 천천히 도보로 시내 전체를 돌아볼 수 있다.
숙소에서 씨 사켓 사원까지 2 시간 걷다 보니 배가 고파진다. 이곳 시간으로 오전 10시이지만
한국 시간으로는 12시 정오이니 몸이 점심 먹자고 반응하는 것 같다.
독립기념문 가는 도중 쇼핑몰이 보인다. 딱히 살 것은 없지만 쉬어가자는 생각에 들어가 본다.
입구에서 호떡 같이 생긴 것이 보여 하나를 15,000낍(1,000원)에 사서 쇼핑몰 내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소고기 쌀국수(6만 낍, 4천 원) 및 패션 플루트 주스(3만 5천 낍, 2,300원)를 시켜 먹고 나니
허기가 멈춘다. 소고기 쌀국수는 수육과 선지까지 들어있으나 베트남에서 먹어 본 국수와 같은 깊은
맛은 없었다.
독립기념문에 도착하니 이곳에 관광객들이 다 모여 있는 것 같다. 90% 이상이 중국 단체 관광객이다.
황금사원이라고 부르는 탓 루앙을 가기 위해 콕콕 무브를 호출해 본다. 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교통수단으로
창문이 없는 전동차 또는 오토바이를 개조한 것으로써 나름대로 운치도 있다.
황금사원 주변을 돌아보고 나니 이제 딱히 갈 만한 곳이 없다. 오는 도중 관광안내소에 들러 몇 종류의
지도 및 책자를 확인해 봐도 딱 여기까지가 비엔티안의 전부이다.
마지막으로 Lao People's Army History Museum을 가보기로 한다. 이곳은 점심시간 때는 운영을 하지
않으므로 오후 관람은 13:30분부터 가능하다.
황금사원에서 걸어가면 15분 정도 걸리나 체력이 따라 주지 않아 콕콕 무브를 호출한다.
인드라이버 택시와 달리 콕콕 무브는 10분~20분 정도 기다리는 미덕이 필요하다.
자유여행의 장점은 급할 게 없다.
군사역사박물관은 군 경험이 있는 남자라면 조금 볼만한 게 있지만 크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입장료는 2만 낍(1,300원)으로 저렴하고, 딱히 갈 곳이 없으니 그냥 가는 거다.
관람객은 나를 포함 남자 두 명이 전부이다. 베트남전 당시의 미그 전투기 및 축구장 몇 개 정도를 제압할 수 있는
집속탄을 처음 봤다.
전시되어 있는 구형 전차 수 십 대가 몰려와도 국산 K2 전차 한 대도 당해낼 수 없을 것 같다
낫과 망치는 공산주의의 상징이다. 왼편 낫을 든 여성과 오른편 망치를 둘러 맨 노동자가 있지만
총을 매고 있으니 분위기가 왠지 섬찟하다.
다시 콕콕 무브를 호출해서 숙소로 돌아오니 방배정을 새로 해준다. 다행히 담배냄새가 나지 않는 깨끗한 방이다.
2 시간 정도 쉬다가 야시장으로 가서 저녁을 해결하고 라오스의 첫날을 마친다.
라오스 물가가 저렴하다고 알고 있지만 지금은 베트남 수준 또는 이상인 것 같다. 특히 가격 대비 호텔 수준은 많이
뒤진다. 라오스 지폐는 종류가 많아 처음에는 많이 헷갈린다. 야시장에서 숙소로 돌아올 때 어두운 차 안에서
내가 지폐를 헷갈려 하자 택시기사가 5천 낍 대신 5만 낍 지폐를 뽑아 가버리는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야시장은 메콩강 야시장과 Vientiane Night Food Market 두 곳이 있으나 먹거리는 후자의 야시장이 좋다.
이곳에서 유명하다고 한국인이 많이 찾아가는 도가니 국숫집을 가보니 베트남 쌀국수 보다 맛과 내용면에서
낫다고 할 수 없다. 가격도 6만 낍(4 천 원)이니 베트남과 동일 수준이다.
'플루메리아'는 라오스의 국화이다. 가로수는 거의 플루메리아 나무로 조성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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