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28 (월)
자정이 넘도록 금강변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잠시 눈을 붙여
잠이 들었는데, 이른 새벽부터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 인기척에
잠이 깼다.
머리가 맑지 않다. 신속히 침구 등을 챙겨 차에 싣고 다음 목적지인
충북 영동 월류봉을 내비게이션에 입력해 보니 180Km가 넘는다.
1시간여 운전하니 급작스럽게 졸음이 쏟아진다.
안전한 장소를 찿아 30여분 쉬고 나니 살 것 같다.
박카스 한병을 마시고 다시 출발한다.
영동 월류봉 주차장에 도착하니 등산객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배낭을 챙기고 있다.
말을 걸어보니 등산객이 아니고 영동군 지역 등산로 시설물
점검 및 보수를 하러 다닌다고 한다.
금년 3월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하루에 산 2~3개 정도는
다니다 보니 체중이 5Kg 이상 빠졌고 무거운 장비를 메고
다니려니 힘이 든다고 한다.
취미활동의 등산과 노동의 차이이겠지만 건강해 보였다.
함께 이야기 하며 오르다 보니 힘든 줄 모르고 월류봉에
오를 수 있었다. 땀을 흘리다 보니 어제 마신 술독도 완전히
빠진 것 같아 몸이 가뿐해졌다.
월류봉에서 한반도 지형을 감상하며, 어제 먹다 남은 구운
고구마를 먹으니 훌륭한 아침 요기가 되었다.
월류봉을 내려와서 친구에게 "오늘 진주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화를 해 주었다.
등산하기 전 친구 전화를 받았을 때는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오늘 중 진주까지 갈 자신이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전화를 마치고 강선대로 향했다. 강선대까지 가서 송호국민 관광지
금강 둘레길 6Km를 도보로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을 남겨야 오늘의
최종 목적지 진주 사는 친구 집까지 갈 수 있다.
.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는 금강 기슭의 풍경 좋은 곳인 강선대이지만,
비단같이 아름답다고 이름 붙여진 금강은 4대 강 사업의 후유증 탓인지
비단 같이 아름답게만 보이지 않는다.
어제저녁 보았던 금강과 마찬가지로 강물은 탁하고 강바닥은 썩은 조류
퇴적물이 쌓여 가고 있는 부영양화 현상이 뚜렷하여 강이 지닌 자정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매년 반복되는 낙동강 녹조만 보더라도 4대 강 사업의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되는 녹조는 수온이 상승하고
보로 인해 물 흐름이 막히면 급격히 창궐하게 되는 것이다.
금강은 낙동강 정도는 아니라고 하지만 자연은 보전대상이지 보호대상이
아님을 어찌 모른다 말인가?
맑지 못한 금강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천태산 영국사에 있다는 천년 된
은행나무를 보러 가기 위해 출발한다.
현생 하고 있는 은행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이다. 살아 있는 화석이라는
은행나무는 오래전부터 절에 많이 심었던 나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는 경기도 용문사에 있는 은행나무로
수령이 1,1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천태산 영국사 은행나무는 문화재청에서는 1,000년 된 은행나무라 말하지만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에는 500년 내외로 추정된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의 나무가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캘리포니아 화이트 산맥에서 자라고 있는 강털소나무인 '메투셀라'로
수령이 4,700년이 넘는다고 한다.
더 궁금한 것은 고목의 나이를 어떻게 측정했을까?
단순히 나이테만으로는 불가능할 텐데...
방사성 탄소연대측정법이 가장 정확하다고 한다.
이제 진주로 가야겠다. 먼 거리이다.
가는 도중 함양 지안재를 거쳐 가기로 한다.
지그재그로 산을 올라가는 도로 모습이 멋있다고 정평 난 곳이다.
지안재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고 소형 트럭을 개조해서 커피 및
기념품을 파는 차량 한 대만 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서둘러 사진 몇 장 찍고 친구와의 저녁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
열심히 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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