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8 (목)
어제 머문 숙소 위치가 외진 곳이라 체크아웃하면서 터미널까지 어떻게 갈까?
우버, 그랩 택시도 안 되는 곳인데, 다행히 콜택시가 있다길래 호출을 했다.
터미널까지 148밧이 나왔으나 호출해서 부르면 20밧이 추가된다고 했기에
그냥 200밧(7,000원) 주고 내렸다.
어제 툭툭이를 300밧이나 주고 탔는데, 택시 타고도 200밧 주니 아깝지 않았다.
태국에서는 미터 택시,우버 나 그랩 카가 아니면 흥정해서 타야 한다.
'람팡'은 치앙마이행 버스를 타고 도중에 내려야 한다.
매표소에서 티켓(150밧 = 5,200원)을 끊고 기다리니 치앙마이행 버스가 들어온다.
기사에게 람팡 표를 보여주니 타라면서 내 가방을 짐칸에 넣어준다.
그런데... 매표소 직원이 나와서 이 차는 타지 말라고 한다.
이 차도 가기는 하지만 람팡까지 8시간 걸린단다.
자기가 알려줄 테니 기다리라고 한다.
10분 정도 있으니 멋진 2층 버스가 들어온다.
이 차를 타라고 한다. 4시간이면 간다고....
구글맵을 찍어보니 람팡까지 거리는 241Km가 나온다.
실제로는 4시간이 넘게 걸렸다.
가는 도중 조그만 휴게소에 들러 정차를 한다.
조수가 나에게 식사하고 오라길래 소시지와 어묵 꼬지를 사서 먹었다.
종전에 타본 장거리 버스의 경우, 빵과 물도 주고 차 안에 화장실도 있었기에
당연히 멋진 이 차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2층 버스는 아무런 서비스 없고 화장실도 없다.
1층 전면에 크게 붙인 문구만 보인다.
Fasten your seatbelt when seated or you will fined B5,000.
Effective from April 5, 2017
벨트 안 매면 벌금 5,000밧(175,000원)이란다.
그런데 둘러봐도 아무도 벨트를 매지 않는다. 나 혼자만 벨트를 매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흡연 시도 5,000밧이라는 경고가 붙어 있다.
금연은 잘 지키는 것 같은데 안전벨트는 아직 정착이 안된 모양이다.
그리고 조수는 운전기사 옆에 타고 승객이 있는 곳과는 칸막이로 격리되어 있다.
이 차 타고 장거리 가려면 본인이 알아서 생리현상을 잘 조절하든지, 아니면 중간에
잠시 정차할 때 빨리 갔다 와야 한다.
람팡 숙소도 인터넷에서 미리 예약한 것인데, 막상 와보니 터미널에서 12Km나 떨어져 있다.
저렴한 미니버스를 타려고 시도해 봤으나, 워낙 외진 곳이라 모두들 썽태우를 타라고 한다.
그 근처 가는 버스 자체가 없단다..
미니버스 안에 먼저 타고 계시던 한 아주머니가 영어를 조금 하셔서 친절히 도와 준다.
그러면서 썽태우 가격까지 바가지 쓰지 않게 도와주신다.
150밧(5,200원)에 썽태우를 타고 숙소에 와 보니....아주머니께서 열심히 도와준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느 작은 시골에 있는 집을 찾아가는 형국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총 38일 여행기간 동안의 모든 숙소를 예약하다 보니, 중반 일정
이후로는 귀찮아져서 대충 사진만 보고 마음에 드는 곳을 예약한 것이 불찰이었다.
다행히도 시설은 나무랄 데 없이 좋다. 이용객 대부분이 가족단위로 오는 리조트였다.
이틀 전 수코타이에서는 슬기로운 감방생활까지 했는데...
'오늘도 그냥 치앙마이 가는 도중 하루 쉬고 간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문제는 숙소가 시골 외진 곳에 있다 보니 근처에 식당이 없다.
구글맵을 작동시켜 식당을 찾아보니 제일 가까운 식당이 2Km 떨어져 있다.
관광지를 검색해 보니 람팡에는 등재된 관광지나 추천 명소도 없다.
갈만한 곳도 없고 식당도 없는 촌구석에 있는 리조트였다.
안내데스크에 식당을 물어보니 택시 불러 나가든지 아니면 인스턴트 음식은 팔고 있으니
그것을 먹으라고 한다.
태국은 식당 음식보다 어쩌면 인스턴트 음식이 더 비싸다.
보통 식당 음식은 40밧~100밧 사이인데, 편의점에서 파는 인스탄트 식품은 생각 외로 비싸다.
어쩔 수 없이 80밧짜리 인스턴트 스파게티와 캔맥주 1개를 사서 점심을 대신했다.
숙소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하늘의 하얀 뭉게구름 사진 한 장 찍어보고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
안내데스크 여직원에게 지도상 근처에 호수가 있는 것 같은데 어떠냐? 등의 질문을 하였으나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을 보면서 그냥 뒤돌아 섰다.
가서 보니 그냥 농업용 저수지였다.
- 근처에 공항이 있어 경비행기가 착륙을 하고 있다.
제법 큰 저수지 제방길을 걸으면서 풀 속에서 뱀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땅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걷는다.
한적한 숲 속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감지되면 깜짝 놀란다. 자꾸 코브라가 연상된다.
저수지 안쪽 깊숙이 들어가니 오토바이 2대가 보인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숲 속 넘어 제방 밑에서 3 사람이 낚시를 하고 있다.
마음이 놓이면서 괜히 반갑다. 어망 안에는 잡은 물고기들이 제법 많다.
한참을 구경하면서 물고기 이름이 뭐냐고 물으니 '핏 타피엔'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떡붕어와 비슷하게 생겼다.
- 두 사람은 부자지간 임.
- 잡은 고기 보여달라니 어망을 들어 보여준다. 20마리 정도 되어 보인다.
- 입질이 굉장히 약하게 온다. 잽싸게 낚아채서 한 마리 잡는다.
저 멀리 제방 끝에 집이 보여 구글 지도를 작동시켜보니 식당으로 표시된다.
우째 이런 행운이 있나 싶어 제방 끝까지 용감하게 나아갔다.
그런데 식당이 눈앞인데도 갈 수가 없다.
저수지 제방과 식당 사이에 폭 10m 정도 되는 수로가 가로막고 있다.
아무리 풀밭 사이를 헤쳐 봐도 넘어갈 방법이 없다.
결국 저수지에서 3km 이상 떨어진 다른 식당을 찾아 길을 걷는다.
들판을 지나고 시골마을 길로 접어든다.
간간히 오토바이나 차들이 마을로 들어가고 있다.
선글라스 쓰고 카메라 가방 메고 땀을 흘리며 길을 걷고 있는 나를 보고
현지인도 이상하게 생각했지 싶다.
"웬 골 빈 외국인이 여기 뭐하러 왔담...."
시골마을 안을 지나다 보니 초라한 구멍가게가 하나 있다.
반가운 마음에 콜카콜라 한 병을 샀다. 그런데 시내보다 가격이 싸다.
콜라를 마시며 마을 안으로 가다 보니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마을이 나타난다.
출입문과 경비까지 있는 부촌마을이다.
얼핏 봐도 잘 조성된 정원을 가진 비싼 집임을 알 수 있다.
깨끗하게 조성된 도로 따라 조경도 잘 되어 있다.
지도를 보니 이 주택단지를 가로질러가면 식당까지 빨리 갈 수 있는데, 구글맵에서는
멀리 우회하도록 안내한다. 외부인은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주택단지인
것 같다.
나는 그냥 주택단지 안으로 가로질러 가기로 한다.
낯선 외지인을 보고 여기저기서 짖어대는 견공들 때문에 사진 한 장 못 찍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해서 식당에 겨우 도착했다.
구글맵에서 알려 준 식당은 국수전문집이다.
옆에 쓰시집이 있었지만 더운 나라 와서 일식은 아니다 싶다.
사진에 머리 빠진 캐릭터 그림이 주인이다.
면이 굵고 넓은 국수를 시켰는데 맛있다. 국수 전문집답게 몇 종류의 국수만 팔고 있다.
해가 저물고 있다. 많이 어두워지기 전에 걸어서 숙소까지 가야 한다.
해가지니 시골길은 칠흑같이 어둡다. 숙소 가는 길에 또 구멍가게 앞을 지나게 된다.
식당에서 맥주가 없어 못 마셨기에 한병 시켜 먹다 보니 갈증도 없어지고,
그냥 시골 분위기가 좋아 또 한병..그렇게 혼자서 3병을 마셨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어둠은 더해지고, 그만 일어나려는 할 때 오토바이를 타고 온 마을 사람 3명이
태국 양주를 시킨다.
한잔 맛보았으면 하고 말을 붙여 보지만 권하지는 않고 뭐라고 잔뜩 말을 늘여 놓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은 모른다. 중국, 일본은 안다고 한다.
숙소로 간다고 Bye 하니 뜬금없이 '스네이크,스네이크'한다.
그래서 나도 '코브라'하니 'Yes, 코브라 스네이크'라고 한다.
시골 밤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 걱정이 되어서 일까??
- 남자가 들고 있는 것이 양주, 푸른색 맥주병은 내가 마셨던 것. 여자는 구멍가게 주인
금일 총 소요비용 : 735밧 = 25,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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