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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프랑스 파리 돌아 보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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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9 (일)    여행 25일째

파리 도착 첫날부터 비가 내리더니 오늘도 비가 내리고 있다.  이번 여행 일정의 반은 비 맞으며 하고 있다.

어제 돌아본 것 중 정리 못한 프티 팔레부터부터  여행기록을 시작한다. 프티 팔레는 콩코르드 광장에서 도보로 15분이면

갈 수 있다. 꽃 화단에 군인 동상이 서 있는 것이 보이는 곳이다.

프티 팔레는 입장료가 없으며 건물 내에 특색 있는 정원이 있다. 그림 및 조각상도 많이 전시하고 있으므로

한 두 시간 편히 쉬어 가는 중간 장소로 적격이다.

두 여자가 머리채 잡고 싸우는 우스운 조각상도 있고, 프랑스혁명 및 민중의 생활상 등을 알 수 있는 그림도 보인다.

건물 중앙에 있는 연못에 난로 같은 것을 4개 설치하여 화염과 연기를 뿜어 내는 특이함 때문에 이곳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지하층으로 내려가면 호텔급 화장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것 같은데 운영경비는 어떻게 조달

할까?

프티 팔레를 나오면 좌측 편으로 화려한 알렉상드로 3세 다리가 보인다.  다리입구에 시몬 볼리바르의 기마상이 있다. 

남미 6개국을 해방시킨 시몬 볼리바르의 동상이 여기 왜 있을까?  프랑스혁명의 영향을 받아 혁명가,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볼리바르를 부각함으로써 프랑스혁명의 위대성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혁명가. 시몬 볼리바르 동상

다리 네 모퉁이에는 금색으로 된 청동상이 설치되어 있고 다리 난간에는 사람, 동물, 꽃 등이 장식되어 있어 파리 다리 중

가장 아름다운 다리이다.  독일 공화국과 사이가 나빴던 러시아 공화국 황제 알렉상드로 3세가 1892년 프랑스 공화국과

동맹을 맺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붙인 다리 이름이다.  다리 난간에 1897 착수하여 1900년에 완공하였다는 명패가 붙어

있었다.

 

10월 29일 일요일 새벽이다. 밤부터 내린 비가 새벽이 되자 약해진다.  파리에 머물 시간은 오늘 하루뿐이다. 부지런히

다녀도 몇 군데밖에 못 갈 것 같다. 숙소에서 도보 30분 거리에 있는 팡테옹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호텔에서 내려다 본 비 오는 거리

숙소 근처에 있는 건물이다. 무슨 건물일까?  조형물에 힌트가 있었다. 요즘 보기 힘든 옛 필름 형상이다. 영화관이었다.

파리에서 메트로 타는 곳의 표시판 시인성은 좋지 않았다.  콩코르드 광장에는 메트로 타는 곳이 아예 표시도 되어

있지 않았다.  구글맵에서 알려주는 장소로 가서 주변을 둘러봐도 메트로 표시가 없다. 몇 번을 헤매다가 인도에 지하도가

있어 내려가니 메트로 역이었다. 다른 어느 도시를 가봐도 메트로 간판은 눈에 확 띄게 설치되어 있는 것이 상식이었다.

숙소 근처 메트로 역

팡테옹 근처 골목길에는 가게들이 제법 많았다.  이제 막 가게문을 열고 상품을 진열하고 있었다.  빵 굽는 냄새와 

커피 볶는 향긋한 냄새가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갑자기 속이 시큼해진다.

팡테옹에 도착하니 아직 문도 열지 않았다. 파리의 팡테옹은 로마의 판테온을 본떠서 신전 입구에 22개의 코린트 양식의 기둥이 있고,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의 형식을 본떠 3층으로 된 돔이 있는 건축물이다.  프랑스의 영웅들을 모셔 놓은 신전이다.  팡테옹을 중심으로 넓은 광장 주위로 대학도서관, 파리 5 구청 등의 석조건물들로 차있다. 

팡테옹
파리 5구청

파리 5 구청 입구에 세워진 곰 및 킹콩 조형물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광장에서 시원하게 뚫린

길 따라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갈수록 비는 거세어진다.  작은 우산으로는 감당이 안된다.  노트르담 대성당을 코앞에 두고 가게 처마밑으로 몸을 피한다.

어느새 신발은 다 젖었다.. 내일 새벽 일찍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내일은 비가 더 많이 온다는 기상예보이다.

세느 강 가운데 조그만 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4월 15일 대화재가 발생하여 현재 복구공사 중으로 입장은

할 수 없었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는 '노트르담의 꼽추'로 번역된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배경이 된 곳이다.

복구 공사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성당 정면 사진 한 장 찍고 비를 피해 몸을 움츠려 보지만 딱히 대책이 없다.

이대로 있다가는 안 되겠다 싶어 다시 걷는다.  이 와중에도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당 입구에 와서는 기도하고

또 달려간다. 스페인에서 포르투갈까지 오면서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조깅하는 사람들을 어디에서든 볼 수 있었다.  


지도를 보니 성당에서 시청까지 300m이다.  시청에 가면 비도 피하고 구경할 것도 있다 싶어 작은 우산에 의지해서

걷는다.  굵은 돌로 포장되어 있는 인도는 비가 오니 물이 군데군데 모인다.  한 번씩 물구덩이를 밟는 순간 신발 속으로

물이 스며든다.  노트르담 대성당 옆으로 흐르는 세느 강 다리를 건너야 시청으로 갈 수 있다. 

시청에 도착하니 오늘은 일요일이라 휴무다.   이 비속에서 찬찬히 건물 구경한다는 것이 우습다.  시청 광장 맞은편 건물

추녀밑에서 그냥 쳐다본다. 지붕에는 창을 든 병사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고 외벽에도 많은 조각상들이 보인다. 아름다운

건물이다.  시청건물은 외부만큼이나 내부도 아름답다고 정평이 나 있으나 내 복은 여기까지이다.

시청에서 가까운 곳에 미술관, 극장, 도서관 등이 함께 있는 복합건물인 조르주 퐁피두 센터가 있다.  그곳에서 비도 피하고

구경도 하면 되겠다 싶어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세상에.. 그냥 들어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엄청난 입장객이 줄을 서있다.  

도대체 여기가 뭐길래 이렇게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것인지?  전부 젊은 사람들 뿐이다.  기가 질려 뒤돌아 섰다.

워낙 입장 대기줄이 길어 사진상으로도 다 못 보여준다.

파리까지 왔으니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는 보고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빗속을 또 걷는다.  입장하려면 예약단계부터 

신경을 써야 갈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 옆으로는 세느 강에서 오래된 퐁뇌프 다리가 있다. 

퐁뇌프 다리

거대한 루브르 박물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많은 사람들이 외형만 보고 간다.  안내원이 예약했으면 오른편 줄,  당일 입장은 왼편 줄이라고 한다. 축복받은 예약 입장객들도 오랫동안 비바람 속에서 대기해야 들어갈 수 있다.  줄의 끝이

어딘지 잘 보이지도 않는다.  인내와 끈기 없이는 어느 곳을 가더라도 입장하기 어렵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보로 15분 정도에 있는 빨레 후와얄이란 곳으로 간다.  17세기에 상점들이 자리하였고 궁전과 정원이

있었던 곳이라 한다. 

빨레 후와얄

길게 수목을 몇 줄로 심는 게 프랑스식 조경 방식인 모양이다.  정원의 규모는 크지 않고 평범해 보였다. 

비는 그치지 않는다.  더 이상 돌아다녔다간 내일 새벽 4시 30분 공항으로 출발하는데 문제가 생기겠다 싶어 모든 아쉬움을

접어두고 파리와 작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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