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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한 번은 가고 싶었던 파리 돌아보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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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8 (토)    여행 24일째

어제 스페인 포르토에서 11:40 출발하는 vueling 항공편으로 파리 오를리 공항에 18:20에 도착하였다.

파리도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공항청사에서 T7 트램을 타야 하는데 쉽지가 않았다.  트램을 타고 다시 Metro로 갈아

타고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 넘는다.  체크인을 하고 근처 식당으로 가서 저녁부터 해결한다.  

어제는 포르토에서 파리까지 이동하는 데 꼬박 하루를 보낸셈이다.

 

새벽에 비 소리가 들린다. 어둠이 걷히길 기다렸다 8시경 숙소를 나선다.  메트로를 타고 에펠탑 조망이 좋다는 비르하켐

다리로 갔다.  역에서 나오니 SUB-WAY 매장이 보인다.  레스토랑에서는 빵과 커피뿐이니 써브웨이가 적격이다.

세느강을 가로 지르는 비르하켐 다리에서 에펠탑을 보니 '여기가 파리구나'하는 실감이 났다.

세느 강에는 선박 자체를 집으로 사용하고 있는 배들이 많다. 영화 장면에서도 본 기억이 있다. 동남아시아 선상 가옥과는

차원이 다르다.  선박이 꽤나 크며 낭만이 있어 보여 한 번쯤 살아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박 집

설계자인 귀스타브 에펠의 이름을 딴 에펠탑은 1889년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세계박람회를 위해 건립된

높이 324미터의 거대한 철탑이다.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파리에서도 어디든 예약하지 않으면 긴 줄을 서야 한다. 

한정된 일정에 잠시 고민하다 차라리 에펠탑을 중심으로 세느 강변을 더 돌아보기로 한다. 2차 세계대전 때 파리를 점령한

히틀러도 못 올라간 곳이다.  파리도 며칠간 비가 온다고 한다.  언제 다시 파리에 온다는 보장도 없다.. 부지런히 눈에 많이 담는 게 남는 거다.

 

비르하켐 다리에서 세느 강변을 잠시 걸어 올라가면 이에나 다리가 있다. 이곳에서는 에펠탑을 정면에서 막힘없이 볼 수

있고, 이에나 다리를 두고 에펠탑과 트로카데로 정원 및 광장이 마주 보고 있다.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보는 에펠탑 전경이

가장 좋았다.

이에나 다리와 에펠탑
트로카데로 정원

10월 말경 파리의 아침은 쌀쌀했다.  더구나 비까지 오며 바람도 부니 체감상으로는 초겨울 같다.

트로카데로 정원에서 웨딩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오늘 같은 날씨에 신부는 감기 들기 십상이다.

이에나 다리에서 세느 강따라 더 올라가면 알마다리이다. 세느 강에는 유람선들이 빈번히 다니고 있다.  나도 유람선을

탈 생각을 했으나  비바람부는 궂은 날씨에  탈 염두가 나지 않았다.  유람선에 탄 젊은 사람들은 연신 고함을 지르며

즐기고 있다.  그러고 보니 어제 타고 온 프랑스 국적의 비행기가 오를리 공항에 무사히 착륙하자, 기내 승객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특이한 모습도 보았다.   프랑스 사람들의 기질인 모양이다. 

멀리 알마다리 교차로 부근에 황금 색 조형물이 눈에 띈다.  다가 갈수록 남미의 피카소, 뚱보화가로 알려진 보테로의 

작품처럼 보였다. 이곳에도 보테로의 작품이 있구나 싶어 가까이 가보니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를 기리는 횃불모양의

조형물이었다.  1997년 8월 31일 다이애나 비는  파파라치들의 무리한 추격을 피하기 위해 과속하다 이곳 지하차도 기둥에

부딪히며 36세의 나이로 교통사고를 당해 죽은 장소였다.  영국 가수 엘톤 존이 써 놓은 글도 있었다.

GOOD - BYE  ENGLAND'S  ROSE...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영국 국민과 세계가 사랑했던 다이애나 비의 흔적을 본다.

지하차도 위에 설치된 다이애나 비를 위한 조형물

알마다리에서 봐도 세느 강을 오가는 유람선의 평화로움과 우뚝 선 에펠탑은 멋있다. 세느 강에는 37개의 다리가 있다고

한다.

세느 강을 뒤로하고 알마다리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인 엘투알 개선문으로 향한다.  전기 충전 중인 경차들이 종종 보였다.

파리에는 3개의 개선문이 있는데 통상 파리 개선문하면 이곳 에투알 개선문을 말한다. 높이 50m, 45m인 개선문은

나폴레옹이 1806년 오스텔리츠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자축하기 위해 만들도록 명령하였으나, 죽은 후에야 그의 유해만

개선문을 통과해서 파리로 돌아왔다고 한다.  개선문이 있는 에투알 광장은 12개의 대로가 별처럼 보인다고 해서 별이라는

뜻의 에투알을 붙였다.  그중 하나가 샹젤리제 거리이다.

샹젤리제 거리는 매우 넓고 인도에 조성된 가로수가 인상적이다. 이 거리 따라 유명 브랜드들이 입주해 있다.

조용한 세느 강변을 따라 걸었다면, 이번에는 곧게 뻗은 샹젤리제 거리를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걸어보는 것도 좋다.

바람 때문에 몸이 으씨씨하다. 길에서 검은색 패딩코트를 입은 늘씬한 아가씨 5~6명이 사람들에게 따뜻한 차를 나누어

주고 있다.  아리따운 아가씨가 주는 향긋하고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니 몸이 훈훈해진다. 

샹젤리제 거리를 한참 걷다 대통령궁인 엘리제 궁전을 향해 골목길로 빠졌다.  골목길 안에 K-Mart가 있었다.

한국 상품은 소주 말고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김밥, 유부초밥 등을 팔고 있다.  점심때도 되었고 해서 김밥을 샀으나 마땅히

먹을 곳이 없다.  주방에서 김밥을 말고 있는 사람과 카운트 여직원이 한국사람처럼 보여 말을 걸어보니 한국인이 아니다. 한국 관광객들이 나와 같이  매장에서 먹을 수 있냐고 많이 물어봤나 보다.  직원이 계산대 옆에 붙여 둔 종이를 가리킨다.

여기서 마시거나 먹을 수 없다는 내용이다.  생각 끝에 종이봉투에 넣어 달라고 해서 엘리제 궁전까지 걸으며 과자처럼

하나씩 꺼내 먹으니 그 맛이 꿀맛이다.  

궁전 도착 직전 건물 외벽에 의자를 절묘하게 붙여 놓은 건물이 있다.  이 건물 다음부터는 곳곳에 무장 경찰들이 배치

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관공서와는 달리 엘리제 궁 주변의 평범해 보이는 건물들은 정부 기관들이 입주해 있는 모양이다.

엘리제 궁 주변은 곳곳에 경찰이 배치되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엘리제 궁전

엘리제 궁전 뒤편으로 돌아서 공원을 지나면 콩코르드 광장이 나온다. 

콩코르드 광장은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가 결혼식을 하였고, 프랑스혁명 중에 이곳에서 마리 앙투아네트와

루이 16세를 포함한 1,300여 명이 단두대에 의해 목숨을 잃은 장소이기도 하다그 후 1795화합하자는 의미에서

콩코르드(Concorde) 광장이라 부르게 되었다

광장 가운데 첨단이 황금색인 높이 23m 오벨리스크가 있다.  이집트 람세스 2세의 신전인 룩소르 신전에 있던 것을 

1830알바니아 출신의  이집트 총독이었던 무함마드 알리가 프랑스의 왕 루이 필립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말이 선물이지 실제는 이집트 유물을 빼돌린 것이다.  프랑스에는 병인양요 때 우리나라에서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 및 물품들을 포함해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 등의 귀중한 우리나라 문화재가 많이 있다.  루브르박물관 및

대영박물관은 해적선의 보물창고와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광장에서는 2023년 럭비 월드컵 프랑스(2023. 9. 8 ~ 10.28) 공연장 및 공식 기념품 매장도 있었다.

럭비 월드컵 공연장 및 오벨리스크

광장옆으로 오랑주리 미술관과 넓은 공원이 있다.

모네의 수련 및 세잔, 르누아르 그림을 보러 오랑주리 미술관으로 가서 긴 줄에 동참을 한다.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벌써 2만 5 천보를 걸었더니 허리에 통증이 오고 있다.  아무리 봐도 1시간 안에는 미술관에 입장할 수 없을 것 같다.

내일 일찍 와보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가야겠다. 허리에 문제가 생기면 더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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