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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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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26 (월)

 

갈등(葛藤)’의 한자를 살펴보면 ‘칡의 갈(葛)’과 ‘등나무의 등(藤)’이

합쳐진 것이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결정하지 못해서 고민하는 상황, 또는 다른 사람과

마음이 맞지 않아 다투는 상황을 '갈등을 겪는다'라고 한다.

칡이나 등나무는 홀로 서지를 못해 주위의 다른 나무를 감아서 타고

올라가서 숲을 망가트린다.

칡은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기 때문에 칡덩굴과

등나무 덩굴이 서로 얽힌 모습에서 생겨난 말이 갈등이다.

서로의 생각과 뜻이 다르면 칡덩굴과 등나무 덩굴이 얽힌 것처럼

풀기가 어려운 것이다.

칡과 등나무는 숲속의 질서를 엉망으로 만든다고 하지만,

무척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모든 사물은 태어나면 성장하다가 결국은 죽어야 다시 그 자리에서

새 생명이 태어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등나무나 칡이 주변 나무에게는 해를 끼칠지언정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나무인 것 또한 사실이다.

살다 보면 얼마나 많은 갈등을 겪는가?  잘 해결하면 득이 될 수도 있고,

자칫 갈등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독이 될 것이나, 어쨌든 우리는 수많은

갈등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등나무의 꽃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어릴 적 살던 시골집 뒤뜰에는 대나무와 등나무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어,

이맘 때면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달린 등나무 꽃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당시 어린 나이에 그것이 등나무인 줄 몰랐다.

 

이틀 전, 옛 직장 후배와 경주 산속에 있는 저수지로 밤낚시를 하러 갔다.

비포장 산길을 올라가다 보니 주변 숲이 온통 등나무로 뒤덮여 있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면서 "멋있다"는 소리를 연발하고 있음에도

후배는 등나무 숲에는 안중에도 없다. 

울퉁불퉁한 도로따라 운전하는데만 열중이다.

등나무 숲 너머 저수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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