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0 (화)
이른 아침 거리의 공기는 시원하다. 오늘은 사라고사 시내를 돌아 사라고사 대학 및 알하 페리아 궁전을 보고
모빌리티 시티까지 다녀오기로 한다.
길을 가다 악기 연주하는 소리가 들려 그곳으로 가 보았다. 원형으로 생긴 건물인데 경비원에게 물어봐도 스페인어로
열심히 설명하지만 알아들을 수 없다. 건물 앞에는 구급차들이 주차해 있고 사라고사 관청도 옆에 있는 것을 보니 이곳도
관공서 같다.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로터리에 옛 성채 일부분이 남아 있다. 주변으로 백화점 및 은행이 있다.
사라고사 도로는 깨끗하게 잘 조성되어 있고 전동킥보드로 이동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보인다.
백화점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아서 옆에 있는 은행건물로 들어가 보았다.
20여분 걸어 사라고사 대학에 가보니 조용하고 소박한 캠퍼스이다.
벤치에 쉬고 있는 학생에게 사라고사 명소를 물으니 알하 페리아 궁전을 추천한다. 다행스럽게도 모빌리티 시티 가는
도중에 있다. 도보로 30분 가야 한다.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사라고사가 좋은 점은 걷다 보면 중간중간 도로에
벤치가 있고 소공원도 있어 잠시 쉬기가 좋다는 것이다. 카페나 바에서는 인도에 테이블을 설치하여 영업을 한다.
여기서 커피나 맥주를 마시고 간단한 식사까지 하는 장면은 흔한 풍경이다.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기에 가능하다.
강렬한 태양으로 눈이 부신다. 선글라서를 꺼내려고 가방을 열어보니 모자를 가져오지 않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11세기 알하 페리아 궁전 입장료는 5유로이다. 며칠 사이 이곳 물가에 적응이 되어
싼 요금으로 느껴진다. 현재는 아라곤 의회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입장 때 보안검색대를 거쳐야 한다.
성채규모는 크지 않으나 그런대로 볼만했다.
궁전 내부의 중정에는 오렌지 나무가 두 줄로 심어져 있었다.
알하 페리아 궁전에서 가장 볼만한 곳은 1층 건물 기둥이다. 빛이 받는 부위에 따라 투톤으로 보이는 음영이
특히 아름답다. 내가 본 빛이 만들어 낸 가장 아름다웠던 곳은 미서부에 있는 엔텔로프 캐년이 아닌가 싶다.
궁전 내부에 있는 깊은 우물이다. 깊이는 대충 봐도 20m는 되어 보였다.
천정 문양에 잣처럼 생긴 것들이 튀어나와 있다. 나름대로 금장으로 화려하게 꾸몄지만 딱히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지금은 아라곤 의회로 사용되고 있다.
아라곤 의회 의사당 복도에 걸려 있는 그림인데,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이중섭의 '소' 그림 스타일 같기도 하고...
경비원에게 물어보려고 하다가 그만두었다. 여행 중 만난 스페인 사람들은 매우 친절했다. 뭔가 물으면 아주 열심히
스페인어로 설명한다. 어제는 나이 드신 아주머니께 집 찾는 도움을 청했는데 너무 열심히 찾아 주려고 애쓰는 모습에
도리어 몸 둘 바 모를 지경이었다.
모빌리티 시티 입구에 공원과 대형 마트가 있었다. 마트에 들어가서 고기가 들어간 따뜻한 샌드위치, 감 2개,
1리터 우유를 사서 피크닉 기분으로 공원에서 먹으며 지친 다리를 쉬게 한다. 만보계를 보니 2만 보가 넘었다.
샌드위치는 아삭거리는 야채 식감과 육즙 풍부한 고기맛도 좋았고, 감은 대봉 감처럼 생겼으나 단감과 맛이 같았다.
흡족한 점심이 되었다.
모빌리티 시티는 무료입장이나 오픈하는 시간에 맞춰 가야 관람이 가능하다.
(화요일~토요일 : 10:00 ~ 14:00 , 16:00~20:00 / 일요일 및 법정 휴일 : 10:00 ~ 14:00)
모빌리티 시티 입구에 아인슈타인 동상이 서있다.
바닥에 'THE IMPORTANT THING IS NOT TO STOP QUESTIONING ? 이라고 적혀있다.
왜? 무엇 때문에? 그래서? 등등... 살아오면서 우리 모두 많이도 들었고 했던 말이다.
모빌리티 시티(Mobility City)는 에브로 강을 가로지르는 교량 형태로 되어 있다. 사라고사에 오면 볼만한 가치 있는
곳이다.
모빌리티 시티를 건너면 2008년 사라고사에서 EXPO가 열렸던 곳이다.
아래 건물은 아라곤 정부의 교육부, 대학교, 문화 스포츠부가 사용하고 있다. 대학교 건물로 가보니 수업 중인 곳도 있고,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장면도 보였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모빌리티 시티를 다시 지나가려니 오후 2시가 넘어 문을 닫았다. 오후 4시가 되어야 다시 연다.
어쩔 수 없이 에브로 강변 산책로를 따라가다가 다른 다리를 만나면 건널 갈 수밖에 없다.
내가 묵는 숙소에도 개구리 인형이 있었는데, 교량 난간에도 개구리 조형물이 있다.
사라고사와 개구리가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
에브로 강변 따라 걷다 보니 다리가 보인다. 다리를 건너니 로터리에 오벨리스크가 있다. 오벨리스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가로등 별은 유럽연합 국기의 별을 상징한다고 한다.
스페인 사람들도 개들을 많이 데리고 다닌다. 심지어 한 사람이 5 마리를 데리고 가는 것도 봤다.
짖지도 않고 주인을 앞서 가지도 않는 것을 보니 교육이 잘되어 있다. 이에 비하면 와플이와 설기는 천방지축인데...
숙소에 도착하니 3만 보 이상을 걸었다. 조금 쉬다 보니 어제 문을 닫아 못 본 사라고사 뮤지엄이 생각난다.
오늘은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고 한다. 숙소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저녁 시간임에도 29℃이다. 게다가 도로변으로 뿜어져 나오는 에어컨 실외기 바람을 맞으면 숨이 막히고 짜증스럽다.
박물관 입장료는 없었다. 성화 관련 내용이 많았고 사진 작품 및 기모노 전시관도 있지만 기모노관은 통과했다.
아름다운 한복 전시관이 있었다면 유럽인들이 더 좋아했을 것 같다.
눈에 익은 사진작품도 있었다.
오늘은 꽤나 많이 걸었다. 내일 마드리드로 가기 위해 짐정리를 하고 빨리 자야겠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드리드 2일차 : 스페인 국경일(10.12~10.13) (0) | 2023.10.13 |
---|---|
스페인 마드리드 1일차 (0) | 2023.10.13 |
아름다운 문화유산 도시 스페인 사라고사 (2) | 2023.10.10 |
바르셀로나 근교 도시 몬세라트 트레킹 (3) | 2023.10.09 |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카달루냐 미술관까지 (2) | 2023.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