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 6(목)
당초 계획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보고 산 파우병원 및 구엘공원을 보기로 계획하였으나, 시간상 여유가 없어
건너뛰고 '카사 밀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골판지 형태의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이 보인다.
카사 밀라(밀라의 집)는 부동산업자인 밀라가 '카사 바트요'와 같이 아름답게 지어달라고 가우디에게 의뢰한 주택이다.
이에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근교에 있는 몬세라트 산의 거대한 바위형상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하였으나 주변 건물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조롱과 건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건축주 밀라와의 7년간 소송에 시달려야 했다.
이로 인해 가우디는 “앞으로 절대 개인주택은 짓지 않겠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사연을 지닌 주택이니 호기심이
발동한다. 독특하게 생긴 건축물이 오늘날 관광 명소가 되리라고 당시에는 아무도 생각 못했던 것이다.
카사 밀라에서 멀지 않은 곳에 '불화의 사과 블록'이라고 부르는 곳이 있다. 그곳에는 가우디의 ‘카사 바트요’,
조셉 푸치의 ‘카사 아마트예르’, 도미니크 이 몬타네르의 ‘카사 레오 모레라’라는 당대 최고 건축가들이 각각 맡아
재건축한 건물이 나란히 붙어 있다.
1905년 바르셀로나 정부가 뽑은 올해의 건축물은 ‘카사 레오 모레라’였지만, 2005년 가우디의 ‘카사 바트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그 경쟁이 마치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의 세 여신이 황금 사과를 놓고 미의 경쟁을 벌이는
모습과 흡사하다 하여 이 블록의 이름을 ‘불화의 사과’라 부른다. 누가 붙인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적절하다.
위 사진에서 오른편 해골 장식이 있는 것이 '카사 바트요'이며 좌측 편으로 '카사 아마트예르' , '카사 레오 모레라'가
붙어 있다. 카사 바트요 내부를 보려면 미리 입장권을 예매하고 가는 것이 좋다.
그라시아 거리는 계획도시답게 모든 것들이 잘 되어있다. 넓은 도로 및 인도, 휴식공간, 명품매장 등이 있고
많은 관광객들로 거리는 활기가 넘쳐난다. 그냥 길 따라 걷기만 해도 눈요기 거리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길거리에서 동냥을 구걸하는 사람, 앳되어 보이는 젊은 여성 청소부도 종종 볼 수 있다.
학교 근처에는 십대 학생들이 모여 재잘거리며 쉬고 있고, 일부 학생은 흡연을 하고 있다. 길거리마다 오토바이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는 것도 흔한 모습이다.
버벅거리는 구글맵을 보면서 찾아 간 카탈라나 음악당이다. 좁은 골목 안에 위치하고 있어 건물 전체 사진을
찍기 어렵다. 가우디와 같은 시대에 활동한 꽃의 건축가 몬타네르의 최고 걸작품이라고 한다.
내부는 가이드 투어로 둘러볼 수 있다고 하여 외부만 보고 좁은 골목에 위치한 피카소 미술관을 지나
'산타 카테리나 시장'으로 향한다.
산타 카테리나 시장은 1997~2005년에 건축가 엔릭 미라예스와 베네데타가 설계한 것으로 지붕은 오각형 모양의
타일 325,000장을 사용했다고 한다. 세계 어디를 가나 시장구경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어 빼놓을 수가 없다.
시식용으로 둔 훈제 돼지고기 하몽을 먹어보니 맛있다. 2유로짜리 한 봉지를 사서 게눈 감추듯이 먹어 치웠다.
다음으로 간 곳은 오래전에 본 영화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의 촬영 무대였던 '산타 마리아 델 마르 성당'과
'왕의 광장'을 찾아간다. 이곳을 보니 영화의 많은 장면들이 생생히 기억난다.
왕을 광장을 찿아 골목길을 지나다 보니 미술관이 있는 정원에서 노년의 여자분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잠시 구경을 하다 사진 찍는 것을 허락받아 찍어 보았다. 취미생활을 한다는 것은 노년의 삶까지 풍요롭게 할 수 있다.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 자신까지 평온해지는 느낌이다.
좁은 왕의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은 그 옛날 바르셀로나를 지배했던 백작 겸 왕이었던 아라곤의 왕궁이다.
왕궁으로 올라가는 삼각형의 계단은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1493년 3월에 스페인으로 금의환향하여
이사벨 여왕을 알현하기 위해 오른 계단으로 유명하다.
많이 걸어서 서서히 허리에 통증이 온다. 구글맵 길 찾기가 원활하지 않아 체력 소모가 더 많았다.
오늘 여정의 마지막 코스인 '산 하우메 광장'으로 향한다. 16세기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자치정부 청사와
14세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시청사가 마주 보고 있다.
산 하우메 광장을 지나 산 펠립 네리 광장에 있는 대성당이다.
오늘의 마지막 방문지인 '라 보케리아시장'이다. 다양한 간식거리가 많았다. 또다시 훈제 돼지고기인 하몽과
시원한 수박을 사서 먹으니 조합이 잘 맞다. 유럽에서는 화장실 이용료로 1유로(1,450원)씩 받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도 마찬가지다.
숙소에 도착하니 몸이 무겁다. 사온 포도를 먹고 나니 저녁 생각이 없다. 일찍 곯아떨어져 자고 나니 새벽에
잠에서 깼다. 어제 다 못 쓴 여행기록을 마무리한다.
바르셀로나에서 4박 5일간 머물기로 하였으나 조금 아쉽다. 일주일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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