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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나 홀로 튀르키예 여행 (사프란 볼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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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22 (목)  6일째

이스탄불 Esenler Otogari에서 9시에 출발하는 사프란 볼루(Safranbolu) 버스를 타기

위해 일찍 숙소를 나섰다. 술탄 아흐메트 광장에서 지상철인 트램을 타고 Yusufpasa역에서

내려 메트로 Aksaray역으로 가면 터미널로 갈 수 있다. Otogar 역에서 내리면 된다. 

호텔 벽에 여행객들이 붙여 놓은 각국 화폐

메트로 맨 뒷 객차에는 신기하게 화장실이 있다. 이곳 이스탄불 객차는

객차 간 이동할 수 없는 구조이다.

메트로 내부

이스탄불 시외버스 터미널 규모는 굉장히 크다.  여러 운송회사들이 전부 모여 있고

전국 각지로 가니 그럴만하다. 튀르키예가 워낙 큰 국토를 가진 나라이니까 이해가 된다.

사진은 터미널 전체가 아니고 일부이다.

에센레르 오토가리

어제저녁에 버스예약 사이트에서 조사한 버스회사로 찾아가니 밤사이에 

요금이 또 변했다. 한 달 전 한국서 여행 준비하면서 조사한 요금이 270리라,

어제저녁에 확인한 요금은 350리라였으나, 오늘 METRO 요금은 250리라로

떨어졌다. 예약을 하지 않고 그냥 오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가격 변동이 

너무 심한 것 같다. 동일 목적지로 가는 버스 회사 간 요금 차이도 있으니

예약 사이트인 Obilet를 수시로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같은 가게에서도 생수를 살 때마다 다른 가격을 받는 경우도 몇 번 경험했다.

튀르키예의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당황스럽다.

회사마다 요금이 상이하고 수시로 변동된다.

버스표를 사고나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9시 출발 때까지는 시간이 남아서

아침 요기를 하려고 터미널을 돌아보니 한 곳에서 음식을 팔고 있다.

닭가슴살 요리를 시켰는데 입맛에 아주 잘 맞다. 튀르키예는 무슨 음식을 시키든

빵은 공짜로 먹을 수 있다.

식탁 위 빵은 무제한 리필된다.

갈수록 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 버스가 출발한 지 4시간째 폭우가 쏟아진다.

사프란볼루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좋을련만....

버스 차장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곳곳에 튀르키예 국기가

게양되어 있는 모습을 보 수 있다. 심지어 산에도 언덕에도 대형 국기가

휘날리고 있어 보기가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관공서를 제외하고는 국기가

게양되어 있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는 것과 대조가 된다.

강렬한 붉은색 바탕에 초승달과 샛별이 새겨진 튀르키예 국기를 보면 강인함이

절로 느껴진다.

튀르키예 국기

출발한 지 한 시간쯤 지나니 흑해가 보였다. 맞은편 흑해 크림반도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한창 전쟁 중인 것을 생각하니 흑해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이슬람 국가인 튀르키예에서는 남녀가 유별하니 버스 좌석 배치도  구분

한다. 장거리 시외버스는 벤즈 리무진이라서 승차감도 좋고 편하다.

남미의 장거리 버스와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조수가 동승하여 

음료수와 간식도 나눠준다. 남미에서는 화장실 있는 2층 버스가 대다수였지만

여기서는 수시로 정류장에 들어가서 승객을 내리고 태운다. 화장실은 그때

눈치껏 다녀와야 한다.  6시간 운행한 뒤 10분간 정차해서 간단한 요기도 할 수

있었다.

2+1 좌석형태의 벤즈 리무진
간식 준비 중인 조수

오늘 이 버스에는 동양인은 나 혼자였고 외국 여행객도 없었기 때문에 조수가

내가 탄 것을 확인하고 출발하였다.

튀르키예는 담배 천국이다. 말보로, 캔트 등도 2,500원 정도하고 남자. 여자 구분 없이

많이도 피운다. 정류소에만 들리면 내려서 모두 한 대씩 피우고 탄다. 화장실 소변기는

왜 그리도 작고 높게 달아 놨는지.. 키 작은 사람은 까치발해야 할 정도이다.

다행히 화장실에서는 담배를 안 피우니 깨끗했다.

 

의자에 붙어 있는 모니터로 영화, 음악, 게임 등을 할 수 있다. 오랜 추억의 '앵그리 버드'

게임이 있어 한참을 하면서 지루함을 달랬다.

앵그리 버드 게임

6시간 이상을 가다 보니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보인다. 좋은 여행이 되도록 하늘이

도와주는 징조라 여긴다.

그런데 조금 더 가다 보니 이슬비가 또 내린다. 다행히 목적지인 사프란볼루 직전에 

비가 그치면서 또다시 무지개가 뜬다.

오는 도중 광활한 초원 및 낮은 구릉들을 보니 튀르키예인이 유목 기마민족이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사플란볼루를 10여 Km 남겨 둔 카라뷕에서 교통이 많이 정체된다.

버스 곁으로 허니문 차가 지나간다. 이것도 좋은 징조라 믿어 본다.

사프란볼루는 조용한 작은 도시이다. 그래서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사프란볼루 터미널에서 20분 정도 걸어 숙소에 도착한 뒤 곧바로 저녁식사를

하고 쉬기로 한다. 차를 9시간이나 타고 오면서 이스탄불의 누적된  피로까지

한꺼번에 겹쳤으나 사프란볼루 맑은 공기를 쐬면서 몸이 많이 회복되었다.

깨끗한 거리와 숙소

숙소도 깨끗하고 마음에 든다. 이스탄불의 높은 물가에 비하면 여긴 착한 가격이다.

숙소 근처 조그만 식당이 있어 닭고기 요리를 시켰다. 구운 닭고기에 보리밥처럼

생긴 밥과 구운 토마토, 고추를 곁들인 음식인데 맛있고 양도 적당하다.

얇은 빵은 딱딱해서 2조각만 먹었다. 맥주가 없다기에 아이란을 시켰는데 아이란은

무료로 제공한다고 한다.

아이란은 요구르트에 탄산수와 소금을 곁들인 것으로 터키인의 애용 음료수라고 한다.

새끼 고양이가 곁으로 와서 울기에 고기 한 점을 주니 아예 의자에 올라와 앉는다.

혼자 먹기 외로웠는데 함께 친구처럼 나눠서 식사를 마쳤다.

음식값 55리라(4,300원)
함께한 새끼 고양이

숙소로 돌아오니 주인이 차 한잔 하자고 한다. 내일 날씨를 물어보니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저녁이 되자 많이 춥다. 으스스하니 몸이 떨린다.

섭씨 16도인데 반팔 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벌써 밤 11시가 넘는다. MBC 인터넷 방송에서 애국가가 흘러나온다.

한국은 새벽 5시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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