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8(목)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로 지정된 남사예담촌이라고 하지만
방문할 때마다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는 한옥마을에서 볼 수 있는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국화라도 풍성히 피어 있으면 좋았을 텐데...
전반적으로 밋밋한 마을 풍경이다.
그나마 토담을 뒤덮은 담쟁이덩굴과 몇 그루의 감나무가 분위기를 조금 살려준다.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남사천을 건너 이사재로 가 본다.
이사재는 박 씨의 선조 박호원의 재실이 있는 곳이나 재실을 보기 위함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이 하룻밤을 머물렀다는 유숙지가 이사재 앞에 있기 때문이다.
400여 년 전에 이순신 장군이 묵었다는 노비의 집은 남아 있지 않다.
백의종군하던 이순신 장군이 권율 도원수가 있는 합천으로 가던 도중인
정유년(1597년) 6월 1일, 억수같이 내리는 빗속에서 성수역을 떠나 단성에 이르러
박호원의 노비 집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으나, 밤새도록 내리는 빗속에 방 마저
좋지 않아 선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당시 왜 이순신 장군은 노비의 집에서 잤으며, 박호원 집에서는 모른 체했을까?
어쨌든 이사재는 이순신 장군의 하룻밤 유숙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셈이다.
주차장 옆에 기산국악당이 있다.
우리나라 근대 국악의 선구자이신 기산 박헌봉 선생을 추념하여
태어난 이곳 산청군 단성면에 2013년 건립하였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텅 빈 국악당 마당을 들어서니 갓 20세를 넘어 보이는
아가씨가 친절히 이것저것 설명을 해 준다.
국악예술학교(현 국립 전통예술학교) 출신이라고 하며, 시비에 적힌
'국악의 노래'는 국악예술학교 교가라고도 하였다.
태평고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이니 올라가서 한번 쳐 보라고 한다.
울림판 지름 2m, 울림통 지름 3m, 무게가 500Kg에 달한다.
기산 선생의 유품 및 제자들이 쓰던 악기 등이 보관되어 있는 기념관을
구경해 보라면서 굳게 잠긴 자물쇠를 열어준다.
모양이 비슷한 악기인 거문고와 가야금을 직접 보니 줄이 6개와 12개로
차이가 있다.
이것저것 친절한 안내와 설명을 들으니 관람하는 재미가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맞다.
남사천을 따라 유림독립운동 기념관까지 걸어 보았다.
그동안 남사예담촌을 방문하면서도 남사천 너머는 관심이 없었다.
산청이 자랑하는 9경은 제1경 지리산 천왕봉, 제2경 대원사 계곡, 제3경 황매산 철쭉,
제4경 구형왕릉, 제5경 경호강의 비경, 제6경 남사예담촌, 제7경 남명 조식 유적,
제8경 정취암 조망, 제9경 동의보감촌이라고 한다.
이중 제4경인 구형왕릉 및 제9경 동의보감촌을 가 보지 못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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