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25 (월)
오늘은 브라질을 마지막으로 남미 여행을 마치고 미국 마이애미로 간다.
리오 데 자네이로 공항에서 저녁 8시 15분 비행기를 타면 다음날 새벽 4시가 넘어야
5,300Km 떨어진 마이애미에 도착할 수 있는 먼 거리이다.
미국 입국 절차가 까다롭다는 이야기가 있어 공항에 오후 5시까지 가기로 마음먹고
숙소 체크아웃을 하면서 짐은 호텔에 맡겨두고 지하철을 타고 시내 중심가로 나가본다.
리오 데 자네이로는 상파울루 다음으로 큰 도시이며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라고
한다.
어제 예수상을 보러 간 코르코바도 언덕에서 바라본 항구는 아름답게 보였지만
가까이 가 보지 못해서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이 나라도 정치인의 타락으로 온 나라가 휘청거리고 있다.
2018년 2월에는 계엄령까지 선포된 적이 있으며, 리오 데 자네이로 전 주지사는
100년이 넘는 형량을 받았으나 지금도 형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부정을 저질렀으면 그랬을까?
해변을 따라 늘어 선 고급 호텔과 건물들이 밀집한 이곳에서도 거지 및 부랑아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리오 데 자네이로의 명동이라고 하는 시내 중심지에 내리자 첫눈에 들어오는
장면은 구석구석 웅크리고 자고 있거나 손을 벌리는 거지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오늘이 일요일이라 상가는 모두 문을 닫았고, 거리는 한적하기만 하다.
멋진 건물들 사이로 거지와 썩은 냄새나는 쓰레기들만 보이는 모습이 어색하기만 하다.
더 이상 시내를 다닐 필요가 없어 타일 모자이크로 유명한 세라론의 계단을 찾아가니
그곳에는 많은 관광객이 붐비고 있다.
계단 전체를 예술가 세라론이 세계 60여 개국의 타일을 수집하여 붙여 만든 계단이란다.
따가운 햇살도 싫고, 많은 인파 속을 헤치고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싫어 계단 입구에서
맥주 한잔 마시고 쉬다가 근처에 있는 또 다른 명소인 대성당으로 가 보았다.
가는 도중 볼 수 있는 흰색의 구조물은 옛날에는 수로로 사용하던 것을 지금은 관광용
미니 전차가 다닌다고 한다.
이곳을 지나면 특이한 형태의 건축 구조물을 만나게 된다.
이 호기심을 자아내는 건물이 대성당이다.
지은 지 60여 년이 되었다. 성당의 내부는 단순하다. 하지만 이곳을 보러 오는 이유는
멋진 스테인드 그라스와 특이한 구조물 형태이기 때문이다.
이곳을 한동안 구경하다, 일명 '설탕 빵 산'이라고 부르는 '방 지아수 까르'로 가 볼까
생각하니, 일요일에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어제 예수상 보러 갈 때의 상황을 상상해
보니 더 이상 땀 흘려서 냄새나는 옷을 입고 비행기에 오르는 것이 싫어졌다.
포기하고 다시 해변가로 돌아와서 2시간을 쉬다 공항으로 갔다.
공항에서 국제적인 망신거리를 목격하게 된다.
단체로 온 한국 관광객 중 한 사람이 고래고래 고함지르며 욕설과 함께 일행 중 한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제공항에서 무슨 추태를 부리는 것인지?
외국인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제발 한국말을 못 알아 들었으면 좋겠다.
공항 체크인 단계부터 보안검색이 가방을 전부 열어 전수 검사를 하는 등, 그동안 남미 여행 중
겪은 검색 중 가장 까다롭다.
장 시간 비행 후 마이애미 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4시가 조금 넘는다.
밖은 깜깜한 암흑천지이다.
오늘 묵을 숙소 체크인 때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어 주변이 밝을 때까지 공항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오니 여기서 두 번째 민망한 사건이 또 목격된다.
여성 두 분이 함께한 여행 중의 감정이 남아 있어 드디어 폭발한 것 같다.
한국말이 조금 서툰 제일교포 같은 여성이 화를 참지 못하고 뭔가를 쏟아 내면서
더 이상 같이 다니기 싫다고 일본으로 돌아간다면서 떠난다.
서로 다투는 이야기를 귀동냥해보니 여행으로 알게 되어 7년 동안 사귀어 왔고
함께 미국 여행도 한 적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 여행을 통해 서로의 단점에 대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폭발한 것 같다.
인간관계만큼 힘든 일이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많은 여행가들은 말한다.
여행은 혼자 하는 것이라고...
- 지하철에서 내린 시내 중심가 모습
- 간디 동상이다. 여기를 다녀 갔다고 한다.
- 브라질 예술가 세라론이 전 세계로부터 기증받은 타일로 만들었다는 계단으로 가는 길
- 세라론의 계단
- 옛날에는 수로로 사용하다 지금은 관광용 전철이 다니고 있음.
- 브라질 석유공사 건물
- 대성당 내부 및 대성당 모습
- 지하철 입구에 걸린 서커스 공연 포스터
- 해변에 설치되어 있는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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