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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포르투갈 리스본 구시가를 둘러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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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2 (일)

이른 어두운 아침, 밖을 보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리스본 구시가로 나간다.

일요일 아침이라 메트로 플랫폼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Rossio 메트로 역사를 나오니 기마동상이 있는 피게이라 광장이다. 

피게이라 광장

헤스타우라도레스 광장으로 가니 포르투갈 독립기념 동상인 오벨리스크가 있다광장에는 한 무리의 단체관광객들만

모여있다. 오늘 일정을 시작할 모양이다.

헤스타우라도레스 광장

골목마다 구수한 빵 굽는 냄새가 진하게 난다.  가게마다 빵을 굽고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빵과 카스텔라는 포르투갈에서

유래된 말로 우리나라가 같은 발음이다.  비는 계속 부슬부슬 내린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우산만 쓰면 문제가 없다.  호시우 광장에는 '동 페드루 4세' 탑이 있으며, 탑 뒤로 국립극장이 보인다.  옛날 이곳에서 종교재판이 열렸다고 한다.

중세 기독교 흑역사 중 하나인 마녀사냥 등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억울하게 죽었을까?   종교를 이용한 정치는 여전히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그만큼 위험하기도 하다.

광장 바닥이 물결치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보았던 미로의 모자이크 바닥과

같은 디자인이다.  국립극장 앞에도 하루를 시작하는 단체관광객들이 가이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공휴일에는 무료입장이 된다는 상 호케 성당으로 발길을 향한다.  골목길도 작은 돌조각으로 포장되어 있는데 미적 감각과 내구성은 매우 좋아 보인다.  언덕길을 오르다 뒤돌아 보니 동 페드루 4세 탑이 보인다.

언덕에 사는 사람은 하루에도 몇 백개의 계단을 오르내릴 테니 별도로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  이사라도 하려면

무거운 짐들은 어떻게 운반하지?  무거운 장바구니라도 들고 다니려면 고생이 많겠다.  어릴 적 부산 산동네에서 살아 본

경험에 의하면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가더라.

16세기 세워진 초기 예수교 교회인 상 호케 성당에 도착하니 문은 굳게 닫혀있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광장에 선원 같아

보이는 동상 하나만이 나를 반기는 것 같다.  잠시 처마밑에서 보슬비를 피하고 있다가 카르무 광장으로 내려간다.

카르무 광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지금은 트렘이 다니지 않는 모양이다. 레일 위에 테이블들이 설치되어 있다.

카르무 광장에는 1755년 리스본 대지진 때 파괴되어 일부만 남아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카르모 수녀원이 

있다.  당시의 대지진으로 10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3차례 지진파가 도시를 파괴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분이었다.

연이은 화재와 쓰나미로 리스본 주변까지도 거의 파괴되었다고 한다.   몇 년 전 포항지진을 직접  경험하였기에 지진의

위력과 공포를 잘 알 것 같다.

코메르시우 광장으로 가다 보니 산타 후스타 엘리베이터가 보인다.  파리 에펠탑을 설계한 귀스타브 에펠이 설계한 것으로 1902년 건립된 30미터의 철골 전망대이다.  아직 개장 전이지만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멀리 개선문이 보인다.  코메르시우 광장까지 가는 길은 번화가이다. 포르투갈 축구용품 파는 가게도 있다.

개선문을 통과하면 코메르시우 광장이다.

코메르시우 광장은 리스본 최대의 광장으로 궁전 광장이라고도 한다.   타구스 강을 바라보고 있는  동 조제 1(Don Jose

I) 동상 뒤로는 통신국과 해군본부가 있다

개선문 내부

북대서양과 연결되는 타구스강의 하류에 있는 18세기 부두에는 지혜와 헌신을 상징하는 2개의 대리석 기둥이 서 있다.

성경구절에도 있는 지혜와 헌신은  위험한 바다로 나간 선원들이 위기에 닥쳤을 때 지혜와 헌신으로 모면하라는 의미 같다.

멀리 4월 25일 다리도 보인다. 1974년 독재자 살라자르를 무혈혁명으로 몰아낸 것을 기념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4월 25일 다라

이슬비는 꾸준히 내린다.   기념품 가게에 들러 아줄레주 타일문양의 마그네틱을 하나를 샀다. 포르투갈에서만 살 수 있는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닭 인형은 예전에 집사람이 사 온 것이 2개나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무사히 잘 다니고 있나 보다.

비록 마드리드에서 소매치기는 당했지만...

여행 다니면서 장마당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리스본 타임 아웃 마켓으로 향해 가다 보니 올드카도 보이고  Money

Museum 옆으로 한 무리 사람들이 전동보드를 타고 지나간다.   함께 어울려 여행 오면 저런 재미도 있을 것 같다.   

Money Museum

관광객을 끌기 위해  100여 미터 도로를 핑크색으로 칠한 곳을 지난다.  왠지 어설퍼 보인다.

타임 아웃 마켓에 가니 온통 레스토랑뿐이다.  식사 중인 사람들을 보니 한결 같이 한입거리의 음식에 커피나 맥주를 시켜

놓고 먹고 있다.  간식거리용 밖에 안 되겠다.  햄버거도 초코파이만 하다. 싱가포르 머라이언 공원에서 먹은 햄버거 생각이 났다.  한 입에 쏙 들어간다.  그래도 가격은 비쌌다.  여기도 그렇다.  재래시장인 줄 알고 왔으나 아니었다.

건물 한편에는 고화폐, 동전, 우표 등을 파는 좌판대 10여 개가 영업 중이다.  가격을 보니 만만찮다.

7시 30분에 숙소를 나서 여기까지 오니 11시가 조금 넘는다.  그동안 강행군해서 오늘은 더 이상 돌아다니기 싫어졌다.

숙소로 돌아가 푹 쉬고자 근처 메트로역으로 가니 대형 마트가 있다.  닭다리, 돼지고기, 튀김을 사서 맥주와 작은 블랙베리

와인 한 병을 곁들이니 점심으로 충분하다. 

4시간을 푹 자고 일어나 내일 갈 페냐 국립공원 티켓을 예약하려니 비자, 마스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만 된다.

지갑을 소매치기당하고 나니 남은 것은 체크카드뿐이다.  카톡으로 집사람에게 다른 카드 정보를 알려달라고 연락을

해보지만 한국은 밤늦은 시간이라 답장이 없다.  내일 아침 답장이 와 있으면 예약을 해보고, 아니면 줄 서서 입장을

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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